부동산 vs 주식, 2026년 현실적 판단
30대 개발자 관점에서 부동산과 주식을 비교해본 솔직한 판단
전세 만기가 다가온다
내년 3월에 전세 만기다. 지금 보증금이 2억 7천만 원인데 갱신하면 5% 올라서 2억 8,350만 원. 이 돈을 전세에 계속 묶어둘 건지, 월세로 바꾸고 나머지를 투자할 건지 고민이 시작됐다.
주변에 물어보면 두 부류다. "무조건 부동산, 집을 사라" vs "지금 서울 집값은 거품이다, 주식해라". 둘 다 확신에 차 있는데 근거는 애매하다.
내 나름대로 숫자를 따져봤다.
부동산: 솔직한 계산
서울 외곽 30평대 아파트 기준 매매가가 한 6억에서 8억 사이다. 내 종잣돈이 전세금 합쳐서 3억 2천만 원 정도. 6억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주담대 2.8억. 금리 3.7%면 월 이자만 86만 원이다.
근데 이건 이자만이다. 원리금 균등 30년 갚으면 월 납입이 129만 원. 여기에 관리비 15만 원, 재산세, 수리비까지 하면 주거 비용이 월 160만 원 넘는다.
지금 월세로 바꾸면 100만 원 정도. 차이가 60만 원이다. 이 60만 원을 투자에 넣으면 어떻게 되나.
근데 부동산의 매력은 레버리지다. 3.2억으로 6억짜리 자산을 사는 거니까 집값이 10% 오르면 실질 수익률은 18.75%다. 빚 내서 투자하는 거라 양날의 검이긴 하다.
주식: S&P 500 기준
S&P 500 연평균 수익률이 역사적으로 10% 정도다. 인플레이션 빼면 7%. 월 60만 원을 연 7% 복리로 20년 투자하면 약 3억 1천만 원이 된다. 원금 1.44억에 수익 1.66억.
반면 6억짜리 아파트가 연 3%씩 오르면 20년 후 10.8억. 대출 갚고 나면 순자산 8억 정도. 물론 실거주 가치가 있으니 단순 비교는 안 된다.
근데 한국 주식은 얘기가 다르다. 코스피 20년 수익률이 처참하다. S&P 500이랑 비교하면 눈물 나는 수준이다. 한국 주식 vs 한국 부동산이면 부동산이 압도적으로 이겼다. (이건 좀 슬픈 현실이다.)
내가 놓치고 있던 것
세금이다. 부동산은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주식은 양도소득세. 단순 수익률 비교만 하면 세금 빼먹기 쉬운데, 실제 수익은 세금 후 기준으로 봐야 한다.
2026년 기준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 250만 원 초과분에 22% 과세. 부동산 양도세는 보유 기간에 따라 다른데 2년 이상 보유 시 기본세율. 1가구 1주택이면 비과세 혜택이 있다.
세금까지 계산하면 실거주 1주택의 세금 혜택이 상당하다. 이걸 간과한 채 수익률만 비교하는 건 반쪽짜리 분석이었다.
사실은 정답이 없다
이걸 쓰면서 결론을 내려고 했는데 못 내겠다. 부동산은 레버리지와 실거주 가치, 세금 혜택이 장점이고 유동성이 단점이다. 주식은 유동성이 장점이고 변동성을 견뎌야 하는 게 단점이다.
"뭐가 나은가"는 시기에 따라, 개인 상황에 따라, 금리에 따라 달라진다. 2020년에 서울 아파트 산 사람은 천재고, 2022년에 코스피 올인한 사람은 아직 본전도 못 찾았다. 근데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내 판단
전세 만기 때 일단 갱신하기로 했다. 집을 살 준비가 안 됐다. 종잣돈의 60%가 전세보증금에 묶여 있으니 투자 여력도 부족하다.
남는 돈으로 S&P 500 ETF에 월 50만 원씩 적립식 투자를 시작했다.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일단 시작하자"는 마음이다. 2~3년 뒤에 종잣돈이 더 모이면 그때 다시 부동산을 검토할 생각이다. 근데 그때 집값이 어떻게 돼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