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vs 주식 vs 코인: 30대 개발자의 선택
각 자산의 10년 수익률을 비교하고, 개발자 관점에서 분석한다
월급만으로는 진짜 안 된다
30대 개발자 연봉이 67천만 원이라 치자. 세후 월 실수령이 한 400450만 원.
서울 월세 100만 원, 생활비 150만 원, 나머지로 저축하면 월 150~200만 원 정도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9억이 넘는 현실에서 이 속도로는 집 사는 데 20년이 넘게 걸린다.
30대 개발자한테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문제는 어디에 넣을 건가다.
10년치 성적표를 까보면
2016년 1월에 각각 1억을 넣었다고 가정하자.
서울 아파트 중간값 기준으로 5.5억에서 9.5억으로, 수익률 한 73%. 레버리지 쓰면 더 높지만 순수 자산 기준이다.
S&P 500은 같은 기간 약 160% 올랐다. 코스피는? 한 20%. 한국 주식만 했으면 물가 상승률도 못 이겼다. (이 숫자 볼 때마다 좀 우울하다.)
비트코인은 2016년 1월에 약 430달러, 2025년 말에 약 95,000달러. 수익률 22,000%. 물론 극단적인 사례다. 이 기간 동안 80% 이상 빠진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 최고점에서 샀으면 원금 회복까지 수년 걸렸을 거다.
수익률만 보면 본질을 놓친다
부동산은 실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월세 아끼는 효과까지 합치면 실질 수익률이 더 높다. 근데 유동성이 극도로 낮고, 서울 아파트 사려면 최소 3~4억은 있어야 한다. 진입 장벽이 높다.
주식은 진입 장벽이 가장 낮다. 1만 원부터 된다. 문제는 변동성을 견디는 멘탈인데, 2022년에 S&P 500이 20% 빠졌을 때 장기 투자 외치며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통계적으로 개인 투자자 70%가 3년 내에 주식 투자를 포기한다.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는 금액만 투자하는 게 장기 투자의 핵심이다.
코인은 수익률이 압도적이지만 리스크도 압도적이다. 루나 사태 기억하자. 하룻밤에 99.99% 증발했다. 내 주변에도 2022년에 수천만 원 잃은 동료가 여럿 있다.
장기 보유하면 된다는 말은 살아남은 코인에만 해당한다. 사라진 코인은 장기 보유하면 0이다.
계란을 나눠 담으라고들 하는데
라고들 하지만, 30대 초반 개발자한테 분산투자는 말처럼 쉽지 않다. 종잣돈이 적기 때문이다.
2천만 원을 세 곳에 나누면 각각 700만 원도 안 된다. 부동산은 살 수도 없고, 주식은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 결국 초기에는 어느 정도 집중이 불가피하다.
내가 보기엔 30대 초반이라면 수입을 늘리는 데 먼저 집중하는 게 맞다. 사이드 프로젝트, 이직, 프리랜싱으로 종잣돈 빠르게 키우고, 5천만 원 이상 모이면 그때 자산배분 고민해도 늦지 않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30대라는 건 복리의 마법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지금 시작하는 거랑 5년 뒤 시작하는 거의 차이가 은퇴 시점에 수억으로 벌어질 수 있다.
개발자라는 직업의 이점
투자에서 개발자가 유리한 점이 하나 있는데, 기술을 직접 평가할 수 있다는 거다. 테크 기업 주식이나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비개발자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건 확실한 정보 우위다.
근데 이 우위를 과신하면 안 된다. 기술이 좋으면 주가도 오른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시장은 기술보다 비즈니스 모델과 실적에 반응한다.
정답은 없다. 근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가장 나쁜 선택이라는 건 확실하다. CMA에 자동이체 하나 걸어놓는 것부터 시작하자. 완벽한 전략 세울 때까지 기다리면 영원히 시작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