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주 투자, 아직 늦지 않았나
AI 테마에 487,000원을 넣어본 개발자의 투자 기록
동료가 NVIDIA로 300만 원을 벌었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동료가 말했다. "나 NVIDIA 작년에 샀는데 지금 수익률이 47%야." 밥맛이 없어졌다. (사실 나도 작년에 살까 고민했었다. 안 산 이유는 "이미 많이 오른 거 아냐?" 였다.)
그날 저녁에 증권 앱을 깔았다. 계좌는 있었는데 1년 반 동안 안 열어봤다. 잔고: 12,340원. 예수금으로 방치돼 있던 거다.
AI 관련주가 대체 뭔데
공부를 시작했다. AI 관련주라고 하면 크게 세 가지다.
반도체. NVIDIA, AMD, TSMC. AI를 학습시키는 GPU를 만드는 회사들. 제일 직접적이다.
클라우드/인프라. Microsoft, Google, Amazon. AI를 서비스하려면 서버가 필요하니까. 간접적이지만 확실한 수혜주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Palantir, C3.ai, 국내는 셀바스AI, 솔트룩스 같은 곳. 실제 AI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들. 근데 여기가 제일 리스크가 크다.
487,000원으로 시작했다
큰돈을 넣을 용기는 없었다. 월급에서 여유자금 50만 원을 빼서 (정확히는 487,000원, 원래 50만 원인데 이체 수수료랑 이것저것 하다 보니) 분산 투자를 했다.
NVIDIA 1주 (당시 127달러쯤), Microsoft 0.3주 (소수점 매수), 국내 AI ETF에 15만 원. 분산이라고 하기엔 너무 적은 금액이지만 어쨌든 세 군데에 나눴다.
첫 달: 수익률 체크 중독
앱을 하루에 8번은 열어봤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출근길에, 점심시간에, 화장실에서, 퇴근길에... 주가가 0.5% 올라가면 기분이 좋고, 0.3% 내려가면 불안하다.
첫 달 수익: +11,200원 (+2.3%). 수익이긴 수익인데 11,200원이면 점심 한 끼다. 근데 이게 -11,200원이었으면 점심 한 끼를 잃은 거니까 완전 다른 감정이었을 거다. 사람 심리가 이상하다.
조정이 왔다
2개월 차에 AI 버블 논란이 나오면서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빠졌다. NVIDIA가 하루에 5% 떨어진 날이 있었다. 내 포트폴리오도 -3.7%로 전환. 금액으로는 -18,000원 정도인데 기분은 -180,000원 같았다.
"지금 팔아야 하나?" 새벽에 이 생각을 하면서 잠을 못 잤다. 487,000원 때문에. 이 금액에 이 정도 스트레스면 큰돈을 넣었으면 진짜 큰일이었다. 결국 안 팔았다. "장기 투자니까" 하면서. (이 말이 진짜 장기 투자 마인드인지 아니면 손절 못 하는 심리인지 아직 모르겠다.)
개발자라서 유리한 점?
가끔 "개발자니까 AI를 잘 알고 투자에 유리하지 않냐"는 말을 듣는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맞는 부분: 기술 뉴스를 자연스럽게 접하니까 어떤 기술이 진짜 쓸만하고 어떤 게 마케팅인지 감이 있다. "우리 회사에서도 이 기술 검토하고 있으니 수요가 실제로 있구나" 같은 감각.
틀린 부분: 기술을 아는 것과 주가를 예측하는 건 완전 다른 영역이다.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미 "좋은 기술"이라는 건 가격에 반영돼 있으니까.
3개월 차 현재 상태
현재 수익률: +4.8%. 금액으로는 +23,376원. 석 달 동안 23,376원을 벌었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계산 안 하는 게 낫겠다. 주가 확인하는 데 쓴 시간만 해도 수십 시간이니까.
배운 건 있나
있다.
첫째, 소액으로 시작한 건 진짜 잘한 결정이다. 487,000원이라서 잠을 못 잘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이걸로 투자 심리를 경험한 거다.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싸다.
둘째, AI 관련주가 "늦었나"에 대한 답. 모른다. 진짜 모른다. 1년 전에도 "이미 늦었다"고 했고, 지금도 "이미 늦었다"고 한다. 5년 뒤에 봐야 안다.
셋째, 주식은 주식이고 일은 일이다. 코딩하다가 주가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되면 안 된다. 앱 알림을 꺼놨다.
다음 달에 50만 원 더 넣을지 고민 중이다. 근데 이 글을 쓰면서 "차라리 그 돈으로 사이드 프로젝트 서버비를 내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