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적립식 투자 1년 후기
매달 100만 원씩 ETF에 넣은 1년간의 기록과 배운 점
왜 시작했냐면
2025년 1월에 매달 100만 원씩 ETF 적립식을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예적금 이자가 3%대로 내려왔고, 주식 개별 종목은 업무 시간에 차트 볼 여유가 없었고, 코인은 2022년에 데여서 손을 뗐다.
남은 게 ETF였다. "시장 전체를 사는 것이 개별 종목 고르는 것보다 낫다"는 워렌 버핏의 조언도 영향을 미쳤다.
1년 지난 지금 결과를 공개한다.
이렇게 나눴다
100만 원을 VOO(S&P 500)에 40만, QQQ(나스닥 100)에 30만, 한국 고배당 ETF에 20만, TLT(미국 채권)에 10만 원.
기술주 비중이 높다는 건 알고 있었다. VOO랑 QQQ 합치면 미국 기술주가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이다. 근데 IT 업계에서 일하면서 기술 기업 성장을 체감하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비중을 높게 가져갔다.
1년 성적표
총 투자 원금 1,200만 원. 2026년 1월 기준 평가액 약 1,340만 원. 수익률 한 11.7%.
항목별로 보면 이렇다.
VOO가 14%, QQQ가 18% 수익. 미국 시장 강세 덕을 봤다.
한국 고배당 ETF는 -2% 손실인데 배당 포함하면 3% 수익. 코스피 부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TLT는 6% 수익.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채권 가격이 반등한 덕이다.
적립식이라 단순 수익률 비교는 좀 제한적이다. 초반 돈은 12개월간 굴러갔고 마지막 돈은 한 달밖에 안 굴러갔으니까.
숫자보다 중요했던 건 심리다
2025년 8월에 미국 증시가 일주일 만에 8% 빠졌을 때가 기억난다. 평가 손실이 100만 원을 넘었다. 머리로는 장기 투자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손이 매도 버튼으로 갔다.
안 팔긴 했는데 그 일주일 동안 코딩에 집중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업무 중에 자꾸 증권 앱을 열었다.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이 경험 이후로 깨달은 게 있다. 투자 금액은 잃어도 일상에 지장 없는 수준이어야 한다. 월 100만 원이 내한테는 그 한계점이었다.
적립식의 가장 큰 장점은 매수 타이밍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매달 25일 자동이체 걸어놓으니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기계적으로 투자된다. 업무 중에 차트 볼 일이 없어졌다. 개발자한테 이건 엄청난 장점이다.
ETF 적립식은 안전하다고들 하는데
라고들 하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코스피 200 ETF를 2018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했으면 수익률이 약 12%다. 7년간 연평균 1.7%. 예금보다 나을까 말까 한 수준이다.
반면 S&P 500에 같은 방식으로 넣었으면 약 70% 수익이다. ETF 적립식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어떤 ETF를 고르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한국 시장에만 넣었으면 실망했을 거다. 글로벌 분산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특히 한국 투자자의 홈 바이어스는 수익률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년 차에는
한국 고배당 비중 줄이고 신흥국 ETF를 소량 추가하려고 한다. 미국 편중을 조금 줄이기 위해서다. 투자 금액은 150만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1년간 변동성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좀 생겼다.
확실한 건, 예적금에만 넣어뒀으면 인플레이션에 잠식당했을 거라는 거다. 완벽한 투자는 아니었는데 시작 안 하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 근데 이게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