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관리법: 개발자 실전편
세후 월급 430만 원으로 살면서 저축하는 현실적인 방법
통장 잔고가 바닥이었던 적이 있다
입사 2년 차까지 월급 관리를 안 했다. 들어오면 쓰고, 부족하면 체크카드로 버티고, 급하면 마이너스 통장 쓰고. 연봉 5,800만 원이었는데 1년간 모은 돈이 370만 원이었다. 세후 월급 390만 원짜리가 1년에 370만 원 모은 거다. 월 30만 원도 안 모은 셈.
어느 날 통장 잔고가 12만 3천 원인 걸 보고 정신이 들었다. 다음 월급까지 8일 남았는데 12만 원. 며칠간 편의점 도시락으로 버텼다.
현재 수입과 지출 구조
지금 연봉이 6,400만 원이다. 세후 월 실수령 약 430만 원. 지출을 다 적어봤다.
월세 85만 원, 관리비 12만 원, 통신비 5.5만 원, 교통비 8만 원, 식비 45만 원, 구독료(넷플릭스, 유튜브, 깃허브 등) 4.7만 원, 보험 9만 원, 경조사/기타 15만 원 평균. 고정+변동 합쳐서 184.2만 원.
430 - 184.2 = 245.8만 원이 남는다. 이론적으로.
근데 실제로 모이는 건 월 150만 원 정도다. 나머지 95만 원이 어디로 가냐면, 충동구매 30만 원, 술자리 25만 원, 택시 12만 원, 카페 8만 원, 기타 잡비 20만 원. (이 목록 적으면서 반성했다.)
내가 쓰는 방법: 통장 쪼개기
월급 들어오면 자동이체로 흩뿌린다. 저축 통장에 150만 원, 투자 통장에 50만 원, 비상금 통장에 20만 원. 나머지 210만 원이 생활비 통장에 남는다. 생활비 통장 잔고가 0이 되면 그 달은 더 이상 안 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저축을 먼저 하고 나머지로 산다"는 거다. 거꾸로 하면 절대 안 모인다.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겠다는 건 환상이다. 남는 돈은 없다. 반드시 다 쓰게 돼 있다.
비상금 통장은 따로 둬야 한다. 이걸 안 해놓으면 갑자기 돈 쓸 일이 생겼을 때 저축 통장을 깨게 된다. 비상금이 300만 원 이상 쌓이면 그 이후부터는 투자 쪽으로 돌린다.
실패담: 구독 서비스의 함정
한번 구독료를 정리해봤더니 월 7.3만 원을 내고 있었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스포티파이, 노션, 깃허브 코파일럿, 1Password, iCloud. 이 중에 매일 쓰는 게 3개, 가끔 쓰는 게 2개, 거의 안 쓰는 게 2개.
안 쓰는 2개를 해지했다. 월 2.6만 원 절약. 연간 31.2만 원. (이 금액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4년이면 120만 원이다.)
근데 한 달 뒤에 하나를 다시 구독했다. 없으니까 불편했다. 결국 순절약은 월 1.3만 원.
식비 줄이기가 제일 효과 크다
식비 45만 원 중에 배달이 18만 원, 외식이 12만 원, 자취 요리가 15만 원. 배달을 줄이는 게 가장 효과가 컸다. 18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줄이니까 월 10만 원 절약.
근데 식비를 너무 줄이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 매일 라면 먹으면 돈은 모이는데 건강이 나빠진다. "적정선"을 찾는 게 중요한데 내 기준은 월 40만 원이다. 이 이하로는 안 내린다.
1년 후 결과
이 시스템을 1년 돌렸더니 저축 1,800만 원 + 투자 600만 원 + 비상금 300만 원 = 2,700만 원이 모였다. 전에 1년에 370만 원 모으던 것에 비하면 7배 넘는 차이다.
비결이랄 것도 없다. 먼저 빼고 나머지로 사는 것. 자동이체 설정해놓으면 의지력이 필요 없다. 근데 이걸 알면서도 실행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지금 고민은 저축 비율을 더 올릴 수 있냐는 건데, 솔직히 지금도 빠듯하다. 술자리 빈도를 줄여야 하는데 그건 사회생활이라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