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인컴의 현실, 사이드 프로젝트편
사이드 프로젝트로 월 수익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한 2년간의 기록
"자면서 돈 번다"는 말에 속았다
유튜브에서 "개발자 사이드 프로젝트로 월 300만 원"이라는 영상을 봤다. SaaS 만들어서 구독료 받으면 패시브 인컴이 된다는 거다. 꿀잠 자는 동안 서버가 돈을 벌어온다. 달콤한 이야기였다.
2년 전에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2년 동안 번 총수익이 127만 원이다. 월평균 5.3만 원. 자면서 돈 벌기는커녕 밤새면서 돈 못 벌었다.
프로젝트 1: 개발자 포트폴리오 빌더
첫 사이드 프로젝트는 개발자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쉽게 만들어주는 SaaS였다. GitHub 연동해서 프로젝트 불러오고, 템플릿 골라서 배포하는 기능.
3개월 걸려서 만들었다. 주말마다 6~8시간씩. 런칭 후 프로덕트 헌트에 올렸더니 첫 주에 유저 83명이 가입했다. 근데 유료 전환은 2명. 월 4.99달러짜리. 월 수익 9.98달러. 한국 돈으로 만 삼천 원 정도.
"무료로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왜 결제하냐"는 게 유저들의 반응이었다. 유료 기능의 차별점이 부족했다. 커스텀 도메인 연결이 유료인데, GitHub Pages로 무료로 되는 걸 왜 돈 내고 하냐. (이걸 런칭 전에 왜 몰랐을까.)
프로젝트 2: 코드 스니펫 관리 크롬 확장
6개월 뒤에 두 번째를 시작했다. 코드 스니펫을 저장하고 검색하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 이번엔 시장 조사를 좀 했다. 비슷한 서비스가 5개 있었는데 UI가 구리거나 느리거나 했다.
무료 버전은 50개 스니펫 제한, 프리미엄은 무제한 + 팀 공유 기능. 월 3.99달러.
2개월 만에 런칭. 설치 수 412개. 유료 전환 7명. 월 수익 27.93달러. 한국 돈 3만 6천 원. 포트폴리오 빌더보다는 나았지만 여전히 커피 값 수준이다.
왜 안 되는 건가
두 프로젝트의 공통 실수: 만들고 싶은 걸 만들었지, 사람들이 돈 내고 싶은 걸 만들지 않았다. "개발자한테 필요한 거 아닌가?"라는 가정이 틀렸다. 필요한 것과 돈 내고 쓸 것은 다르다.
마케팅도 못 했다. 프로덕트 헌트에 올리고 트위터에 공유한 게 전부. 지속적인 마케팅 없이 프로덕트가 알아서 퍼질 거라고 생각한 건 순진했다. 코드 짜는 시간의 10%도 마케팅에 안 썼다.
사실은 "패시브"라는 말 자체가 환상이다. SaaS는 패시브가 아니다. 버그 수정, 고객 응대, 인프라 관리, 기능 업데이트. 유저가 100명이어도 주 2~3시간은 유지보수에 들어간다.
그래도 남은 것
127만 원을 벌었다. 시간당 수익으로 환산하면... 안 하는 게 낫다. 솔직히 시급 따지면 편의점 알바가 낫다.
근데 기술적으로 배운 건 많다. Stripe 결제 연동, 크롬 확장 개발, 랜딩 페이지 최적화, 구글 애널리틱스. 회사에서 안 해볼 걸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했다. 이게 이직 면접에서 도움이 됐다.
다시 한다면
만들기 전에 수요를 검증한다. 랜딩 페이지 먼저 만들어서 이메일 수집부터 한다. 100명이 이메일 남기면 그때 개발 시작한다.
B2B를 노린다. B2C는 결제 전환이 너무 어렵다. 개인한테 월 4.99달러 받는 것보다 회사한테 월 49달러 받는 게 훨씬 현실적이다.
마케팅에 개발 시간의 절반을 쓴다. 좋은 프로덕트는 알아서 퍼진다는 건 거짓말이다.
패시브 인컴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추가 수입"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걸 받아들이면 기대치가 현실적이 되고, 현실적인 기대치가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든다. 근데 아직도 가끔 "이번엔 될 거야" 하면서 새 프로젝트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