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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 창업 월 300만원까지의 여정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월 매출 300만 원을 달성한 과정을 공유한다

시작은 그냥 내가 불편해서였다

2024년 9월, 주말에 만들기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었다. 개발팀 배포 로그랑 장애 기록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대시보드.

슬랙, 지라, 그라파나, PagerDuty를 번갈아 확인하는 게 너무 귀찮아서 나를 위해 만든 거였다. 대단한 비전 같은 건 없었다.

그게 지금 월 매출 300만 원짜리 SaaS가 됐다.

0원에서 첫 매출까지 4개월 걸렸다

처음 3개월은 순수하게 개발만 했다. Next.js랑 Supabase로 MVP를 만들었는데, 주말마다 10시간 정도, 총 개발 시간이 대략 120시간 정도.

내가 쓸 용도라 기능은 단순했다. GitHub Actions 배포 로그 수집, Slack 알림 통합, 주간 리포트 자동 생성. 딱 세 가지.

첫 번째 실수가 너무 오래 혼자 만들었다는 거다. 4개월째 되어서야 IT 커뮤니티에 올렸는데 "우리 팀도 이런 게 필요했다"는 댓글이 30개 넘게 달렸다. (더 일찍 올릴 걸.)

2025년 1월에 월 2만 원 구독 모델로 출시했다. 첫 달 유료 사용자 3명. 월 매출 6만 원. 커피값도 안 됐는데, 남이 내 코드에 돈을 낸다는 사실에 좀 전율했다.

6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는 콘텐츠였다

개발 과정을 블로그에 연재하고 트위터에 매주 업데이트를 공유했다. Build in public 전략인데, 개발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되니까 자연스러운 홍보가 됐다.

한 해외 뉴스레터에 소개되면서 전환점이 왔다. 무료 체험 가입이 하루에 50건 넘게 들어왔고 그중 한 10%가 유료 전환했다.

2025년 4월에 월 매출 100만 원 넘었다. 유료 사용자 약 50명.

이 시기에 배운 중요한 교훈이 있다. 새 기능 출시할 때마다 사용자가 느는 게 아니라, 기존 기능 버그 고치고 속도 개선할 때 이탈률이 줄었다. 이탈률이 줄면 MRR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기능 추가보다 안정성이 더 중요했다.

100만에서 300만이 더 어려웠다

초기 얼리어답터들 입소문에 한계가 있었다. 유료 100명 넘기고 3개월간 거의 성장을 못 했다. 이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돌파구는 팀 플랜이었다. 개인 구독만 있었는데, 팀 단위 구독(월 10만 원, 10인까지)을 추가하니까 MRR이 확 늘었다. 기업 하나가 팀 플랜 결제하면 개인 5명이 결제하는 거랑 같은 효과다.

B2B의 힘이었다. 2025년 12월에 월 300만 원을 달성했다.

SaaS 창업이 개발자한테 유리하다고들 하는데

라고들 하지만, 개발이 전체 일의 한 30%밖에 안 된다.

고객 지원에 주당 5시간, 마케팅 3시간, 인프라 관리 2시간, 재무/세금 1시간. 코딩보다 사람 상대하고 숫자 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이건 좀 예상 밖이었다.)

월 300만 원이 순수익이 아니라는 것도 중요하다. 서버 비용 월 35만 원, 각종 SaaS 구독 20만 원, 세금 약 30%. 실질 수익은 월 150만 원 정도다. 나쁘지 않지만 본업을 그만둘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교훈

작게 시작하고 빨리 출시하고 사용자 피드백으로 키워라. 완벽한 제품 만들고 출시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첫걸음이다. 내가 3개월간 혼자 완벽주의에 빠져있던 시간이 아깝다.

월 300만 원까지 15개월 걸렸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없이 많았는데, 버틴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만든 걸 실제로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가 15개월을 버티게 해줬다.

근데 이게 월 1,000만 원까지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여기서 정체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SaaS는 마라톤이라고 하는데 아직 5km 지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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