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후 첫 주, 이것만은 꼭
세 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깨달은 첫 주에 반드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첫 출근날 점심을 혼자 먹었다
2022년 두 번째 이직. 첫 출근날 아무도 점심을 같이 먹자고 안 했다. 나도 먼저 말을 걸기가 어색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먹었다. 그날 저녁에 "나 여기서 잘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사실 삼각김밥이 맛있어서 크게 우울하진 않았지만.)
세 번째 이직에서는 다르게 했다. 첫 주에 뭘 해야 하는지 나름의 체크리스트가 생겼기 때문이다.
첫날에는 일을 하려고 하지 마라
진짜다. 첫날에 코드를 짜려고 하면 안 된다. 개발 환경 세팅도 첫날에 끝내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첫날은 사람을 파악하는 날이다.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슬랙에서 질문은 어디 채널에 올리는지, 점심은 보통 몇 시에 가는지. 이런 사소한 정보가 첫 달 생존에 결정적이다. 두 번째 회사에서 첫날부터 환경 세팅에 매달렸다가 3일 동안 아무한테도 말 한마디 못 걸었다.
모르는 건 첫 주에 물어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첫 주에는 "신입이라 모릅니다"가 통한다. 한 달 뒤에 같은 질문을 하면 "아직도 모르세요?"가 된다. (실제로 들은 적은 없지만 그런 눈빛을 받은 적은 있다.)
세 번째 회사에서 첫 주에 물어본 것들: 배포 프로세스, 코드 리뷰 컨벤션, 브랜치 전략, 온콜 로테이션, 장애 대응 프로세스. 전부 첫 주에 물어봤다. 아무도 이상하게 안 봤다. 오히려 "꼼꼼하네"라는 반응이었다.
노션이나 컨플루언스에 문서가 있다고 해도 반드시 사람한테 물어봐야 한다. 문서의 70%는 outdated니까. 문서에는 "PR 리뷰어 2명 필수"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는 1명만 받아도 머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첫 주에 해야 할 세 가지
첫째, 팀원 전원과 1:1 커피챗을 잡아라. 15분이면 된다. "어떤 일 하세요?"가 아니라 "요즘 팀에서 가장 고민되는 게 뭐예요?"를 물어봐라. 이 질문 하나로 팀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온보딩 문서에 빠진 걸 발견하면 바로 추가해라. 이건 기여도 보여주고 다음 신규 입사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세 번째 회사에서 첫 주에 환경 세팅 문서를 업데이트했더니 팀 리드가 슬랙에서 칭찬을 해줬다.
셋째, 작은 이슈 하나를 잡아서 PR을 올려라. 버그 수정이든 타입 수정이든 뭐든. 첫 PR을 빨리 올릴수록 코드 리뷰 과정에서 팀의 코딩 스타일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나는 세 번째 회사에서 첫 주 목요일에 첫 PR을 올렸는데, 리뷰 코멘트 14개를 받았다. 그 14개가 한 달치 코딩 컨벤션 공부보다 효과적이었다.
첫 주에 하면 안 되는 것
"전 회사에서는 이렇게 했는데요." 이 말은 최소 3개월은 참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기존 팀원들은 방어적으로 받아들인다. 두 번째 회사에서 이 실수를 했다. 첫 주에 "전 회사에서는 PR 템플릿을 쓰는데 여기도 도입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다. (3개월 뒤에 다시 제안했을 때는 순순히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아무리 급해도 첫 주에 야근하지 마라. 팀 분위기를 잘못 읽은 것처럼 보인다. 첫 주는 적응 기간이고, 적응 기간에 무리하면 3개월 안에 번아웃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