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 관리법: 개발자 실전편
신용점수 742에서 891로 올린 2년간의 기록, 삽질 포함
대출 거절당한 날
전세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에 갔다가 거절당했다. 신용점수가 742점이었다.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했더니 상담사가 고개를 저었다. 전세대출은 최소 800 이상이 기본이라고. (정확히는 은행마다 다르지만 그 은행은 그랬다.)
개발자로 5년째 일하면서 연봉은 나쁘지 않았는데, 신용점수는 관리를 안 했다. 카드값은 제때 내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점수가 높을 줄 알았다. 그날 집에 와서 진지하게 신용점수 공부를 시작했다.
점수가 안 오르던 이유
알고 보니 원인이 여러 개였다. 첫째, 신용카드가 1개뿐이었다. 체크카드만 주로 쓰고 신용카드는 넷플릭스 자동결제용으로만 쓰고 있었다.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 너무 적으면 점수에 불리하다. (이건 솔직히 몰랐다.)
둘째, 통신요금을 자동이체로 내고 있었는데, 이게 신용점수에 반영이 안 되고 있었다. NICE 기준으로 통신요금 납부 이력이 가점으로 들어가려면 별도로 등록을 해야 한다.
셋째, 카드 결제일이 한 달에 한 번이라 결제 실적이 단순했다. 월 실적이 고르지 않고 한 번에 몰아서 나가니까 이용 패턴 점수가 낮았다.
2년 동안 한 것들
신용카드를 2개 더 만들었다. 하나는 생활비용, 하나는 교통비용. 각각 월 30만 원, 15만 원 정도 쓰도록 분산했다. 세 카드의 이용 한도 대비 사용률을 30% 이하로 유지했다. 한도 대비 사용률이 높으면 오히려 점수가 깎인다는 걸 처음 알았다.
통신요금 납부 실적을 NICE와 KCB 양쪽에 등록했다. 국민건강보험료 납부 실적도 등록했다. 이것만으로 3개월 안에 20점이 올랐다.
그리고 가장 효과가 컸던 건 장기카드 유지였다. 첫 번째 신용카드를 해지하지 않고 계속 유지한 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수에 반영됐다. 카드 보유 기간이 길수록 유리하다.
실수한 것도 있다
한 번에 카드를 3개 동시에 만들려다가 2개월 사이에 신용 조회가 3번 찍혔다. 단기간에 신용 조회가 많으면 점수가 깎인다. 한 번에 8점이 빠졌다. (결국 회복하는 데 4개월 걸렸다.) 카드를 만들 때는 최소 3개월 간격을 두는 게 좋다.
그리고 리볼빙 서비스에 한 번 가입한 적이 있다. 카드사에서 전화와서 "이벤트로 포인트 드려요"라고 해서 가입했는데, 리볼빙 이용 이력이 있으면 신용점수에 감점이 된다. 가입하고 3일 만에 해지했는데도 이력은 남았다. 이건 진짜 후회한다.
742에서 891까지 2년
2년 걸려서 742에서 891까지 올렸다. 극적인 방법은 없었다. 카드 잘 쓰고, 실적 등록하고, 조회 조심하고. 재미없지만 이게 전부다. 전세 대출은 1년 반 만에 다시 신청해서 통과했다. 금리도 0.3%p 우대를 받았다. 연으로 따지면 487,000원 정도 절약인데, 2년간의 노력 대비 솔직히 대단한 금액은 아니다. 근데 신용점수라는 게 한번 올려놓으면 앞으로 계속 이득이니까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