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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알람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이유

같은 시간, 같은 알람인데 월요일만 유독 잔인하다. 이 감각은 어디서 오는 걸까.

같은 7시 30분인데

알람이 울렸다. 7시 30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습관적으로 끄고 일어난다. 그런데 월요일은 다르다. 알람 소리가 유독 날카롭다. 볼륨이 커진 것 같다. 핸드폰이 나를 공격하는 것 같다.

스누즈를 누른다. 5분 뒤 다시 울린다. 이번엔 더 잔인하다.

같은 시간, 같은 볼륨, 같은 알람인데 왜 월요일만 이런 걸까.

주말 동안 생긴 시차

금요일 밤 1시에 자고 토요일 11시에 일어난다. 토요일 밤 2시에 자고 일요일 낮 12시에 일어난다. 이틀 만에 체내 시계가 2~3시간 밀린다. 해외여행을 안 갔는데 시차가 생긴 거다.

그 상태에서 월요일 7시 30분 알람이 울리면, 몸은 아직 새벽 5시라고 느낀다.

매주 월요일마다 시차 적응을 하고 있었던 거다. 이름도 있다. 소셜 제트래그. 근데 이름이 있다고 해서 덜 고통스러운 건 아니다.

일요일 밤부터 시작되는 월요일

사실 월요일 아침의 고통은 일요일 저녁에 시작된다.

넷플릭스 보다가 문득 시계를 본다. 밤 10시.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사실이 떠오른다. 드라마 재미가 반감된다. 자야 하는데 자기 싫다. 자면 월요일이 오니까. (이 심리가 진짜 유치한데 매주 반복된다.)

주 5일 중 실질적으로 자유로운 날은 토요일 하루뿐인 것 같다. 금요일 밤은 피로 해소에 쓰이고, 일요일 밤은 월요일 불안에 먹힌다.

해결책이 있을까

솔직히 없다. 적어도 완전한 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월요일이 기다려진다"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세상에 매주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 좋아하는 일도 월요일 아침에는 좀 덜 좋아진다.

내가 찾은 나름의 방법은 월요일에 작은 보상을 거는 거다. 좋아하는 카페에서 아침 커피를 사거나, 점심에 맛있는 걸 먹거나. 월요일을 견디는 게 아니라, 월요일 안에 기다릴 무언가를 심어두는 거다.

이론적으로는 주말에도 평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면 시차가 줄어든다. 금요일 밤에 "내일 9시에 일어나야지" 결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못 한다. 결국 주말의 자유와 월요일의 고통 사이에서 트레이드오프를 하고 있는 셈이다.

7시 38분

결국 일어났다. 7시 38분. 스누즈 한 번의 사치.

샤워하면서 생각한다. 이 알람에 대한 거부감은 일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쉼에 대한 미련일지도 모른다.

월요일을 싫어하는 건 주말이 좋았기 때문이다. 주말이 좋았다는 건 아직 삶에 즐거운 게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월요일 알람이 아주 조금은 덜 잔인하게 느껴졌다.

아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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