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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3개월, 개발자 버전

16:8 간헐적 단식을 개발자 생활에 맞춰서 3개월 해봤다

왜 시작했냐면

체중이 78.3kg까지 올라갔다. 키 174cm에 78kg이면 과체중 초입이다. 거울 보면 아직 괜찮은 것 같은데 사진 찍히면 "이게 나인가" 싶었다. 헬스장은 이미 다니고 있었는데 먹는 양이 문제였다. 야근하면 야식 먹고, 배포 끝나면 치킨 시키고.

운동량 늘리는 건 시간 한계가 있어서 식단 쪽을 건드려보기로 했다. 근데 칼로리 계산은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 먹는 시간만 정하면 되니까 단순하다.

16:8 방식으로 했다

하루 중 8시간만 먹고 16시간은 안 먹는 방식이다. 12시부터 8시까지 먹고 나머지 시간은 물이랑 블랙커피만 마셨다. 아침을 안 먹는 건 원래부터 그랬으니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근데 첫 주가 문제였다. 오전 10시쯤 되면 배가 고파서 코드가 안 읽힌다. 특히 PR 리뷰할 때 집중이 안 됐다. 배고픈 상태에서 남의 코드 보면 괜히 더 예민해진다. (리뷰 코멘트가 날카로워진 건 단식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첫 달에 2.7kg 빠졌다

78.3에서 75.6으로. 솔직히 이 중에 수분 빠진 게 상당할 거다. 근데 눈에 보이는 변화가 동기부여를 준다. 바지 핏이 좀 편해졌다.

문제는 주말이었다. 금요일 밤에 술 마시면 새벽 2시에 라면 먹게 되고, 토요일 아침에 해장한다고 또 먹고. 주말 단식 성공률이 31%였다. 평일에 열심히 해놓고 주말에 다 무너졌다.

개발자한테 불리한 점

야근이 변수다. 8시까지 먹어야 하는데 7시에 긴급 배포가 잡히면 저녁을 못 먹는다. 배포 끝나면 9시 반인데 이때 안 먹자니 배고파서 잠이 안 오고, 먹자니 규칙이 깨진다.

결국 야근 있는 날은 예외로 두기로 했다. 월 3~4일 정도. 이것도 규칙이라고 정해두니까 죄책감이 줄었다.

사실은 카페인 섭취 시간도 문제였다. 단식 시간에 블랙커피는 허용인데,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수면에 영향이 가고, 수면이 부족하면 다음 날 식욕이 올라간다. 이 악순환을 깨는 데 한 달 반 걸렸다. 커피는 오후 2시 전까지만 마시는 걸로 정했다.

둘째 달에 정체기가 왔다

75.6에서 74.9. 한 달에 0.7kg. 거의 안 빠진 거다. 몸이 적응해서 그런 건지, 주말에 폭식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이때 좀 포기하고 싶었다. "이거 효과 없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근데 체중은 안 빠져도 체지방은 좀 빠진 느낌이었다. 벨트 구멍이 한 칸 줄었다. 체중계 숫자만 보면 안 된다는 걸 이때 배웠다.

3개월 후 결산

78.3에서 73.8로, 4.5kg 감량. 빠르진 않은데 요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체지방률은 23%에서 19.7%로. (인바디 기계의 정확도는 좀 의심스럽긴 하다.)

개발 집중력에 대해서 말하자면, 적응된 후에는 오전 공복 상태가 오히려 머리가 맑다. 점심 먹고 나서 졸린 것보다 공복 상태의 집중력이 더 높다는 게 내 체감이다. 근데 이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저혈당 오는 사람은 위험하니까.

지금도 하고 있나

평일은 유지하고 있다. 주말은 느슨하게. 엄격한 16:8이 아니라 14:10 정도로 운영한다. 완벽하게 지키려고 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오래 못 한다. "대충 지키는 걸 오래 하는 게 낫다"가 3개월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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