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피로와 블루라이트, 실제로 효과 있는 것들
블루라이트 안경부터 모니터 설정까지, 1년간 이것저것 시도해본 결과
안과에서 들은 말
작년 10월에 안과 갔더니 "안구건조증이랑 조절근 피로가 심하다"고 했다. 하루에 모니터 보는 시간이 12시간 넘는다고 했더니 의사가 "그건 좀..." 하면서 말을 흐렸다. 인공눈물 처방받고 나왔는데, 한 달 뒤에도 나아진 게 없어서 이것저것 찾아봤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모니터 필름, 다크모드, 20-20-20 규칙. 전부 시도해봤다.
블루라이트 안경의 진실
3만 8천 원짜리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먼저 샀다. 결론부터 말하면 체감 효과 거의 없었다. 2주 정도 끼고 다녔는데 눈 피로감이 줄었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블루라이트가 눈 피로의 주범이라는 근거가 약하다고 한다. 미국안과학회에서도 블루라이트 안경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봤다. (3만 8천 원 날렸다.) 눈 피로의 진짜 원인은 가까운 거리를 오래 보는 것 자체다.
모니터 밝기가 핵심이었다
의외로 가장 효과 있었던 건 모니터 밝기 조절이다. 사무실 조명이 밝은데 모니터도 밝기 100으로 쓰고 있었다. 이걸 주변 밝기랑 비슷하게 맞추니까 확실히 눈이 덜 아팠다. 밝기를 65로 낮추고 대비를 약간 올렸다.
근데 여기서 실수한 게, 밝기를 너무 낮춘 적이 있다. 30까지 내렸더니 글자가 안 보여서 눈을 찡그리게 됐고 오히려 더 피로해졌다. 적정 밝기라는 게 있는 거지 무조건 낮추는 게 답이 아니었다.
20-20-20 규칙은 이론적으로 완벽하다
20분마다 20피트(약 6미터) 떨어진 곳을 20초간 보라는 규칙. 솔직히 이게 효과가 있다는 건 안다. 근데 실천이 문제다. 코딩하다 보면 20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타이머를 설정해도 "잠깐만, 이거 끝내고" 하면서 무시하게 된다.
사실은 3주간 열심히 했다. 그러다 데드라인 앞두고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은 뽀모도로 쉬는 시간에 창밖을 보는 걸로 타협했다. 완벽하진 않은데 안 하는 것보단 낫다.
인공눈물의 올바른 사용법
인공눈물을 처음엔 눈이 뻑뻑할 때만 넣었다. 하루에 2~3번. 안과에서 "뻑뻑해지기 전에 정기적으로 넣으라"고 해서 하루 6번으로 늘렸더니 확실히 다르다. 예방적으로 쓰는 게 맞았다.
방부제 없는 1회용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처음에 약국에서 싼 거 사다가 방부제 들어간 걸로 2주 썼는데, 안과에서 그거 쓰지 말라고 했다. 1회용 인공눈물이 한 박스에 만 이천 원 정도. 한 달에 2박스면 2만 4천 원이다.
모니터 거리와 높이
모니터까지의 거리가 45cm였다. 이걸 65cm로 늘렸다. 27인치 모니터면 팔 하나 뻗었을 때 손끝이 화면에 닿을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리고 모니터 상단이 눈높이와 같거나 약간 아래에 오게 모니터 암을 조절했다. 위를 올려다보면 눈이 더 건조해진다고.
거리 늘리니까 글자가 작아 보여서 IDE 폰트 사이즈를 14에서 16으로 올렸다. 동료가 "폰트 왜 이렇게 크냐"고 했는데 눈 건강이 더 중요하다.
1년 후 현재 상태
효과 순위를 매기면 이렇다. 모니터 밝기 조절이 1등, 인공눈물 정기적 사용이 2등, 모니터 거리 늘리기가 3등. 블루라이트 안경이랑 다크모드는 솔직히 체감이 거의 없었다.
안과 재방문했을 때 "좀 나아졌네요"라는 말은 들었다. 근데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하루 12시간 모니터를 보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될 거 같다. 관리하면서 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