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위한 보험 가이드 (솔직 버전)
보험 설계사 말만 듣고 가입했다가 뒤늦게 정리한 경험담
보험을 왜 개발자가 신경 써야 하냐면
20대 중반에 보험 설계사 소개로 종신보험, 실손보험, 암보험 세 개를 가입했다. 월 납입금이 합산 한 27만 3천 원. 연으로 치면 327만 6천 원이다. 4년간 아무 생각 없이 자동이체로 나갔다.
29살에 재테크 공부를 좀 하다가 보험 증서를 다시 꺼내봤는데, 종신보험 하나가 사업비를 한 48% 떼고 있었다. (이걸 4년 동안 몰랐다니.)
개발자 직업 특성상 필요한 보험
솔직히 개발자는 산재 위험이 낮은 직업이다. 공장이나 건설 현장처럼 신체 사고 위험이 크지 않다. 근데 직업병이 있다.
거북목, 손목터널증후군, 허리 디스크, 안구건조증. 이런 게 장기적으로 쌓인다. 30대 중반부터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실손보험이 여기서 쓸모가 있다.
실손보험은 진짜 필수다. 4세대 실손이 자기부담금이 좀 올라서 한 20~30% 본인부담인데, 그래도 없는 것보다 백배 낫다. 월 1만 5천 원 정도면 가입할 수 있다.
이건 필요 없었다
종신보험. 라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엔 20~30대 미혼 개발자한테 종신보험은 거의 필요 없다. 부양가족이 없으면 사망 보험금을 누가 받나. 설계사가 "저축성이에요"라고 했는데, 수익률 따져보니 연 1.2%도 안 됐다. 은행 예금이 3%인 시대에.
2년 전에 해약했는데, 납입한 1,310만 원 중 돌려받은 게 780만 원. 한 530만 원을 날린 거다. 아까웠지만 앞으로 계속 넣는 것보다 지금 손절하는 게 나았다.
저축성 보험도 비슷하다. 변액유니버설, 연금보험. 사업비 구조를 뜯어보면 초반 7~10년은 사업비에 거의 잡아먹힌다. 같은 돈을 ETF에 넣었으면 훨씬 나았을 거다.
정리하면 이렇다
필수: 실손보험(4세대), 월 한 1만 5천 원 내외.
고려: 암보험. 가족력 있으면 추천. 진단금 3천만 원짜리가 월 2만 원대. 30대 초반에 가입하면 저렴하다.
고려: 소득보장보험. 프리랜서면 특히 중요하다. 질병이나 사고로 3개월 이상 일을 못 하면 소득이 0이 되니까. 월 200만 원 보장에 보험료가 한 3만 원 정도.
불필요: 종신보험(미혼이면), 저축성 보험, 변액보험. 보험은 보장용으로만 쓰고 저축은 투자 계좌에서 하는 게 맞다.
보험 정리할 때 팁
보험 설계사한테 해약 상담하면 당연히 말린다. "지금 해약하면 손해예요" "좀만 더 유지하면 환급률이 올라가요". 사실은 유지 수수료가 설계사한테 가기 때문에 말리는 거다.
보험다모아 사이트에서 보험 비교하고, 필요 없는 건 콜센터로 직접 해약 전화하는 게 빠르다. 대면 상담 잡으면 또 말려든다.
내가 정리한 뒤 월 보험료가 27만 3천 원에서 4만 8천 원으로 줄었다. 연간 269만 원 절약. 이걸 ETF에 넣고 있는데, 4년 전에 정리했으면 대략 1,076만 원을 아꼈을 거라는 생각에 좀 허탈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