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6 min read

출근 전 헬스장 루틴 2개월 후기

새벽 6시 반에 헬스장 가는 생활을 2개월 해보니 생긴 변화들

시작은 단순했다

회사 근처 헬스장이 새벽 6시에 여는 걸 알게 됐다. 출근이 9시니까 6시 반에 가면 한 시간 운동하고 샤워하고 딱 맞겠다 싶었다. 월 4만 9천 원짜리 등록하고 첫 주에 3일 갔다.

근데 첫째 주 화요일에 알람을 5시 50분으로 맞춰놓고 눈을 떴을 때의 그 절망감.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처음 이해했다.) 3월 말이라 아직 어둡고, 방은 춥고, 이불은 따뜻했다. 그날은 갔다. 수요일은 못 갔다.

첫 달은 거의 실패였다

2개월 중 첫 달 출석률이 47%였다. 주 5일 목표로 시작해서 실제로 간 날이 월~금 기준 9일. 절반도 안 된다. 특히 수요일이 문제였는데, 화요일에 야근하면 수요일 새벽에 도저히 못 일어난다.

안 간 날의 패턴을 보면 거의 다 전날 밤 12시 넘게 깨어 있었던 날이다.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이면 알람이 울려도 무의식적으로 끄게 된다. 알람을 침대에서 먼 곳에 뒀는데도 걸어가서 끄고 다시 누웠다.

실패 원인은 명확했다. 일찍 자지 않으면서 일찍 일어나려 한 거다.

수면 시간을 먼저 바꿨다

결국 밤 11시에 자는 걸 최우선으로 잡았다. 야근이 있더라도 집에서 추가 작업은 안 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도 주중에는 끊었다. (솔직히 이게 운동보다 더 힘들었다.)

11시 취침 → 5시 50분 기상 → 6시 반 헬스장. 이 루틴이 잡히니까 둘째 달 출석률이 78%로 올랐다. 20일 중 15.6일... 반올림하면 16일 갔다.

아침 운동의 체감 효과

솔직히 근육량이 눈에 띄게 늘진 않았다. 2개월이면 초보자 기준으로 벤치프레스 5kg 정도 늘어야 정상인데, 나는 40kg에서 47.5kg으로 올렸다. 뭐 나쁘지 않은 정도.

근데 진짜 효과는 오전 집중력이다. 운동하고 출근한 날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코드가 술술 나온다. 커피 없이도 각성 상태가 유지된다. 반면에 안 간 날은 오전에 멍때리는 시간이 확실히 길다.

오후 졸음도 줄었다.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닌데 2시쯤 눈이 감기던 게 3시 반쯤으로 밀렸다. 한 시간 반 벌었다고 해야 하나.

사실은 식단이 문제다

운동은 어찌저찌 가는데 식단 조절이 안 된다. 아침을 안 먹고 운동하면 점심때 폭식하게 되고, 아침을 먹으려면 5시 30분에 일어나야 하는데 그건 또 너무 이르다.

지금은 운동 끝나고 프로틴 바 하나 먹고 출근해서 10시쯤 가볍게 먹는 걸로 타협했다. 최적은 아닌데 지속 가능한 선이 여기다.

헬스장 새벽 타임의 분위기

아침 6시 반 헬스장은 세상 조용하다. 사람이 7~8명밖에 없고, 기구 기다릴 일이 없다. 이어폰 끼고 각자 운동하는 분위기라 사교 스트레스도 없다. 저녁 타임에 가보면 사람 30명 넘고 벤치 줄 서야 하는데 그게 싫어서 아침으로 온 사람이 나 말고도 꽤 있었다.

근데 새벽 타임 단골끼리 눈인사 정도는 생긴다. (이름은 모르지만 "스쿼트 형" "데드 누나" 같은 내부 호칭이 생겼다.)

2개월이 지난 지금

루틴이 완전히 잡혔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여전히 주 1~2일은 놓치고, 비 오는 날은 가기 싫고, 야근한 다음 날은 힘들다. 근데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안 가면 하루가 좀 불편하다. 뭔가 빠진 느낌이 든다.

3개월 차에 출석률 85%를 찍으면 성공이라고 본다. 근데 여름 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