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시대의 프리랜서
달러 기반 수입을 올리는 한국 개발자 프리랜서의 현실과 전략
달러로 벌고 원화로 쓰면 자동 인상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안착한 지 1년이 넘었다. 2022년까지 1,200원대였던 걸 생각하면 원화 가치가 한 15% 이상 떨어진 거다.
대부분한테는 해외여행이 비싸졌다는 의미인데, 해외 클라이언트랑 일하는 프리랜서한테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코드 한 줄 더 안 짜도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달라지니까.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나나
Toptal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지인 사례다. 시간당 80달러. 월 160시간 일하면 12,800달러, 한화로 약 1,800만 원이다.
같은 금액이 2022년에는 약 1,530만 원이었다. 환율 변동만으로 월 270만 원, 연간 3,200만 원의 추가 수입이 생겼다.
연봉 인상 없이 연봉이 오르는 마법 같은 상황인데, 마법에는 늘 대가가 따른다.
해외 프리랜서 하면 떼돈 번다고들 하는데
라고들 하지만, 고려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세금. 프리랜서 소득은 사업소득이다. 종합소득세 최고세율이 45%. 건강보험, 국민연금도 직접 내야 하고, 연 매출 2억 넘으면 부가세도 추가된다. 지인의 경우 세전 2.1억, 세후 실수령은 약 1.3억이었다.
직장인 대비 매력적이긴 한데, 세전 금액 보고 판단하면 큰 오산이다.
시차 문제도 있다. 미국 클라이언트랑 일하면 새벽 미팅이 일상이다. 한국 시간 오후 10시~새벽 2시에 스탠드업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반년은 견딜 만한데 1년 넘으면 건강에 확실히 영향이 온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낮에 집중력이 흐려진다. (건강을 대가로 돈 버는 셈이 될 수 있다.)
유럽 클라이언트는 시차가 덜한데, 유로화 기준이라 달러만큼의 환율 이점은 없다. 시간당 단가도 미국보다 평균 20~30% 낮다.
고용 안정성도 리스크다. 퇴직금, 유급 휴가, 4대 보험이 없다. 계약 끝나면 수입이 바로 0이다. 아플 때 쉬면 그날 수입도 없다. 직장인 유급 병가가 얼마나 소중한지 프리랜서 해보면 뼈저리게 느낀다.
영업도 본인이 해야 한다. 코딩 실력만큼이나 클라이언트를 찾고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게 또 다른 종류의 스킬이다.
어떻게 시작하나
Toptal은 합격률 3%짜리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지만 단가가 가장 높다. Upwork은 진입이 쉬운 대신 초기 저가 경쟁이 심하다. 프로필이랑 리뷰 쌓는 데 36개월은 잡아야 하고, 그 기간 시급은 2030달러 수준으로 한국 프리랜서 단가와 비슷하거나 더 낮을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LinkedIn 직접 영업이다. 해외 스타트업 CTO들한테 DM 보내는 거다. 기술 블로그랑 GitHub 프로필이 포트폴리오 역할을 한다.
콜드 메일 100개 중 5개 정도가 미팅으로 이어지고 그중 1개가 계약으로 연결된다는 게 주변 경험담이다. 인내가 필요하지만 한번 관계가 만들어지면 재계약률이 높다. 좋은 프리랜서 찾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니까.
환율이 내려갈 수도 있다
달러 수입 일부는 달러로 보유하는 게 기본 전략이다. 달러 예금, 미국 ETF 같은 걸로 자연스러운 헤지가 가능하다. 한꺼번에 환전하지 말고 매달 생활비만큼만 환전하는 방식으로 변동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환율 1,400원 시대가 프리랜서한테 기회인 건 맞다. 세금 계획이랑 환율 리스크 관리가 코딩 실력만큼 중요하다는 전제 하에.
처음부터 풀타임으로 뛰어들 필요 없이, 직장 다니면서 주말에 소규모 프로젝트부터 해봐도 된다. 감을 잡고, 시장 가치를 확인한 다음에 전환 고려해도 늦지 않다. 근데 이게 실제로 해보면 체력적으로 만만치 않다는 것도 솔직히 알아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