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정말 사라질까
프롬프트 작성법이 점점 덜 중요해진다는 의견이 많다. 나는 좀 다르게 본다
내 프롬프트 가이드 글이 죽어가고 있다
2024년에 쓴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 글이 한때 월 2,000뷰를 찍었다. 2025년 하반기부터 천 뷰 밑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하루에 열 몇 명 들어올까 말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죽었다"는 글들이 여기저기서 올라오고, 내 글의 조회수가 그 방증이 되고 있다.
근데 정말 그런 건가.
덜 중요해진 건 맞다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2024년이랑 2026년의 모델은 다르다. "React로 투두 앱 만들어줘"라는 짧은 프롬프트를 던져도, GPT-3.5 시절에는 엉망이 나왔지만 지금은 꽤 쓸만한 코드가 나온다. 예전에는 "step by step으로 생각해"라는 마법 주문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그런 트릭 없이도 된다.
모델이 똑똑해지면서 사용자가 의도를 정교하게 전달하는 기술의 값어치가 내려간 건 사실이다.
근데 복잡한 작업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난다
레거시 코드 마이그레이션을 AI한테 시킨 적이 있다. "이 jQuery 코드를 React로 변환해줘"라고 하면 형태만 바꾼 코드가 나온다. 근데 "React 19로 변환하되, DOM 조작은 useRef로, AJAX는 Server Action으로, 상태 관리는 useState 대신 URL 파라미터로 해서 공유 가능하게"라고 하면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죽은 게 아니라 진입 장벽이 낮아진 거다. 간단한 작업에서의 프롬프트 기술은 값어치가 줄었지만, 복잡한 작업에서의 프롬프트 설계는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사실 프롬프트보다 시스템 디자인이다
지금 실무에서 진짜 가치 있는 건 한 줄짜리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게 아니다. AI랑 협업하는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는 능력이다. 우리 팀에서는 코드 생성 시 3단계 프롬프트 체인을 쓴다. 1단계 요구사항 분석, 2단계 설계 검토, 3단계 코드 생성. 각 단계의 출력이 다음 단계의 입력이 된다. 이런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는 건 프롬프트 한 줄 잘 쓰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기술이다.
직업으로서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사라질 수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 타이틀은 아마 사라질 거다. 프롬프트 작성이 별도의 전문 직종이 아니라 모든 직종의 기본 소양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마치 "엑셀 전문가"라는 직업이 사라진 것처럼. 엑셀이 사라진 게 아니라 모두가 엑셀을 쓰게 된 거다. (근데 엑셀 잘하는 사람은 여전히 어디서든 쓸모있긴 하다.)
그래서 뭘 해야 하나
프롬프트 기법을 외우는 건 점점 시간 낭비가 되고 있다. 대신 투자할 만한 건, 문제를 잘게 쪼개는 능력, AI 출력을 검증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 여러 AI 도구를 엮어서 워크플로우를 만드는 시스템 사고.
결국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건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다. 프롬프트는 그 정의를 전달하는 매개체일 뿐이고, 매개체의 형식은 계속 바뀌어도 정의하는 능력의 가치는 안 사라진다. 근데 이것도 내가 틀릴 수 있다. 1년 뒤에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