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연금 전략: 국민연금만으로 될까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을 보고 현실을 직시한 이야기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을 확인한 날
어느 날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서 예상 수령액을 조회해봤다. 30세, 5년 차 개발자, 현재 연봉 기준으로 60세까지 납부한다고 가정하면 월 예상 수령액이 약 87만 원이었다. (물가 상승률 반영 전 기준.)
87만 원. 월 87만 원으로 서울에서 살 수 있을까. 월세, 식비, 통신비, 보험료만 해도 150만 원은 넘는다. 이 숫자를 보고 한동안 멍했다.
근데 국민연금 받을 수나 있을까
사실 이게 더 현실적인 걱정이다. 내가 60세가 되는 2055년에 국민연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될 거라는 보장이 없다. 기금 고갈 전망이 2055년이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정확한 연도는 기사마다 다르다. 2055년이든 2060년이든 불안한 건 매한가지다.)
물론 연금 개혁이 될 수도 있고, 지급 방식이 바뀔 수도 있다. 근데 "아마 괜찮겠지"로 노후를 설계하기엔 내 간이 그렇게 크지 않다.
개인연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작년에 시작했다. 연간 700만 원 한도로 넣으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만으로도 약 115만 원을 돌려받는다. 이건 확실한 수익이니까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근데 IRP 안에서 뭘 사야 하는지가 또 고민이었다. TDF(타겟 데이트 펀드)를 선택했다. 2055년 은퇴를 목표로 하는 펀드. 젊을 때는 주식 비중이 높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다.
1년 수익률은 11.3%였다. 근데 이건 시장이 좋았던 거지 매년 이럴 거라는 보장은 없다.
개발자라서 다른 점이 있나
솔직히 개발자라서 연금 전략이 특별히 다를 건 없다. 근데 개발자 특유의 걱정이 있다면, "나이 들면 일을 못 하게 되면 어쩌지"다.
40대 후반에 코딩을 못 하게 되는 건 아니겠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기술 습득 속도가 느려지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매니저로 전환하면 또 다른 경로가 있겠지만, 모든 개발자가 매니저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니까.
그래서 연금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50대에 소득이 줄어드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30대에 최대한 많이 넣어야 한다.
내 현재 연금 구조
국민연금: 매달 자동 납부. 어차피 선택의 여지가 없다.
IRP: 연간 700만 원. 매달 약 58만 원씩.
개인적으로 추가 투자: 매달 50만 원 적립식 (이건 연금은 아닌데 노후 대비 성격이다.)
합치면 매달 약 108만 원이 미래를 위해 나간다. 월급의 28% 정도. 솔직히 좀 빡빡하다. 근데 안 하면 60세에 후회할 것 같아서 참고 있다.
후회하는 건 늦게 시작한 것
IRP를 28세에 시작했으면 좋았을 거다. 2년 일찍 시작했으면 복리 효과로 은퇴 시점에 수백만 원 차이가 난다. (정확히 계산하면 현재 수익률 기준 약 380만 원 차이.)
사회 초년생 때는 "연금은 나중에"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나중에"가 어느새 30이 됐다. 이 글을 읽는 20대가 있으면 지금 당장 IRP부터 만들어라. 세액공제만으로도 이미 이득이다.
아무튼 87만 원으로는 안 된다. 그건 확실하다. 나머지는 직접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