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기 개발자 준비 전략
불황에도 살아남는 개발자가 되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 방법
불황은 반드시 온다
경기는 순환한다. 2008년 금융 위기, 2020년 코로나 충격, 2023년 테크 구조조정.
7년간 업계에서 일하면서 세 번의 위기를 지켜봤는데, 위기 전에 준비한 사람이랑 닥치고 나서 허둥대는 사람의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2023년을 복기해보면
가장 먼저 잘리는 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포지션이었다. 내부 도구 팀, R&D 실험 프로젝트, 신규 사업 팀이 1순위로 축소됐다. 매출을 직접 만드는 팀이나 핵심 인프라 운영팀은 상대적으로 안전했다.
LinkedIn 데이터를 보면 2023년 해고된 테크 종사자의 평균 재취업 기간이 5.7개월이었다. 시니어 3.8개월, 주니어 8.2개월. 경력 차이가 컸다.
위기 때 가장 먼저 피해 입는 건 시장 과열됐을 때 높은 연봉으로 이직한 사람이었다. 시장 가치 이상의 연봉을 받은 경우, 다음 직장에서 같은 수준 맞추기가 어렵다. 연봉 내려가는 이직의 심리적 부담이 크다. (이건 직접 목격했다.)
재무부터 챙겨야 한다
비상금이 제일 중요하다. 최소 6개월치 생활비를 현금성 자산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월 300만 원이면 1,800만 원 이상.
투자 계좌에 있는 돈은 비상금으로 치면 안 된다. 필요할 때 주가가 떨어져 있을 수 있으니까. CMA나 파킹통장에 넣어두면 소정의 이자도 받으면서 즉시 출금할 수 있다.
불필요한 구독도 정리하자.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안 쓰는 SaaS, 방치된 클라우드 인스턴스. 한 달에 20~30만 원은 줄일 수 있다. 6개월이면 150만 원이다. (작아 보여도 모이면 꽤 크다.)
변동금리 대출은 경기 불안기에 금리 변동으로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가능하면 고정금리로 전환하거나 원금을 줄여놓자.
부채 비율은 평소에 관리해둬야 위기가 왔을 때 버틸 수 있다.
실력만 있으면 된다고들 하는데
라고들 하지만, 불황기에는 실력은 기본이고 가시성이 있어야 한다.
GitHub에 꾸준히 기여하고, 블로그 쓰고,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개발자는 해고돼도 재취업이 빠르다. 2023년 데이터를 보면 온라인에 기술적 존재감이 있는 개발자가 평균 2개월 더 빨리 재취업했다.
이력서를 항상 최신으로 유지하자. 위기 닥치고 나서 쓰면 늦다. 6개월마다 업데이트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최근 프로젝트, 사용 기술, 정량적 성과를 정리해두면 된다.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LinkedIn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재취업 성공한 테크 종사자의 42%가 지인 추천으로 입사했다. 공개 채용보다 추천 전환률이 3배 높았다.
평소에 네트워크 관리하는 게 불황기의 보험이다. 전 직장 동료, 커뮤니티 지인, 컨퍼런스에서 만난 사람들.
공포에 휩쓸리면 안 된다
경기 침체기에 가장 위험한 건 성급한 결정이다. 연봉 크게 낮추고라도 빨리 취업하겠다는 조급함, 관심도 없는 분야로 전환하겠다는 판단, 불안해서 닥치는 대로 공부하는 행동.
이런 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다른 사람이 불안에 떨 때 냉정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포지셔닝을 다시 잡을 수 있다면, 불황이 끝났을 때 더 좋은 위치에 선다. 비가 올 때 우산 사면 비싸다.
2008년 이후에도, 2020년 이후에도 시장은 회복됐다. 불황은 영원하지 않다. 중요한 건 회복이 올 때 좋은 위치에 서 있는 거다.
비상금 쌓고, 실력 키우고, 네트워크 관리하는 것. 이 세 가지만 챙기면 어떤 불황이 와도 버틸 수 있다. 근데 문제는 이걸 호황일 때 미리 하느냐인데, 대부분 안 한다. 나도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