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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음악 생성과 저작권 윤리

AI가 만든 노래가 차트에 오르는 시대, 저작권은 누구 거인가

유튜브에서 들은 노래가 AI였다

출근길에 유튜브 뮤직 추천으로 나온 곡이 있었다. 분위기 괜찮아서 좋아요 누르고, 아티스트 이름을 봤는데 처음 보는 이름이었다. 검색해보니까 AI가 생성한 곡이었다. 설명란에 작게 "Generated with Suno v4"라고 적혀 있었다.

솔직히 충격이었다. 못 알아봤다는 게. (사실 평소에도 가사는 잘 안 듣고 멜로디만 듣는 스타일이긴 하다.)

AI 음악이 이 정도까지 온 건 언제부터인가

2023년에 AI로 만든 드레이크 가짜 곡이 스포티파이에서 2천만 스트리밍을 찍었다. 그때는 "신기하네" 수준이었다. 2024년에 Suno, Udio 같은 도구가 나오면서 누구나 텍스트 프롬프트로 곡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슬픈 발라드, 비 오는 날 느낌, 여자 보컬"이라고 치면 3분짜리 곡이 40초 만에 나온다.

지금은 한 달에 AI 생성 곡이 스포티파이에만 수만 곡씩 올라온다고 한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 안 됐지만, 업계 추정치로는 2025년 9월 기준 하루 약 14,000곡. 사람이 만드는 곡보다 이미 많을 수도 있다.

저작권이 꼬이는 지점

문제는 AI가 학습한 데이터다. Suno는 학습에 사용한 곡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근데 특정 아티스트 스타일을 지정하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곡이 나온다. 이건 학습 데이터에 그 아티스트의 곡이 포함됐다는 방증이다.

여기서 법적 논쟁이 갈린다. "스타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는 쪽과, "학습 데이터 자체가 무단 복제다"라는 쪽. 미국에서는 2024년부터 소송이 줄줄이 진행 중인데, 아직 명확한 판례가 없다.

한국은 더 모호하다. 저작권법에 AI 관련 조항이 사실상 없다. "AI가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법적 답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만 빠르게 커지고 있다.

뮤지션 친구한테 물어봤다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친구가 있다. 월 스트리밍 수입이 127,000원 정도라고 한다. "AI 음악 때문에 수입이 줄었냐"고 물었더니, "줄었는지 안 줄었는지 모르겠다. 원래 적어서."라고 했다.

근데 더 무서운 건 이거라고 했다. "기업이 배경음악을 더 이상 라이선스로 안 사. AI로 만들면 저작권료가 0원이니까." 카페, 유튜브 영상, 광고 배경음악 시장이 AI에게 급속도로 넘어가고 있다고. 메이저 아티스트는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배경음악이나 라이브러리 음악으로 먹고살던 사람들은 직격탄이라고.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솔직히 갈린다. 개발자로서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AI 코드 생성 도구도 쓰고 있으면서 AI 음악은 나쁘다고 하면 이중 잣대다.

근데 동시에, 창작자의 결과물을 동의 없이 학습 데이터로 쓰는 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 적어도 "당신의 곡이 학습에 사용됐고, 이에 대한 보상은 이렇다"라는 투명성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시장은 투명성 없이 달리고 있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결국 신인 뮤지션이 음악으로 먹고사는 길 자체가 끊긴다. AI가 음악을 "만들" 수 있어도, 음악 문화를 "만들지"는 못한다. 사람이 계속 음악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해줄 시스템이 필요하다.

답은 아직 모르겠다. 근데 "몰라도 생각은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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