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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유료 구독 유지할 가치가 있는가

ChatGPT Plus 14개월 구독 후, 구독을 유지할지 해지할지 고민한 기록

14개월째 매달 2만 8천 원이 나간다

2024년 12월부터 ChatGPT Plus를 구독 중이다. 월 20달러, 환율 포함 약 2만 8천 원. 14개월이면 약 39만 원. 괜찮은 키보드 하나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카드 명세서를 보면서 이 돈이 가치 있었는지 따져봤다.

확실히 쓸 만한 것들

코드 리뷰 보조가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이다. 코드 붙여넣고 "문제 있어?" 물으면 놓친 엣지 케이스를 잡아줄 때가 있다. 지난주에도 null 체크 누락을 잡아줘서 프로덕션 버그를 막았다. 100% 정확하진 않지만 두 번째 눈 역할은 한다.

기술 문서 요약도 좋다. 30페이지짜리 RFC를 "핵심만 5분 안에 읽을 수 있게 정리해줘" 하면 핵심을 뽑아준다. 완벽하진 않지만 전체를 읽기 전에 맥락 잡는 데 유용하다. RFC 하나 2시간 걸리던 걸 30분으로 줄여주니까, 이건 확실히 시간 절약이다.

글 쓸 때 구조 잡는 용도로도 쓴다. "이런 주제로 글 쓰려는데 어떤 순서가 좋겠어?" 하면 괜찮은 아웃라인을 준다. 근데 문장 자체를 쓰라고는 안 한다. AI가 쓴 문장은 매끈하지만 개성이 없다. 구조와 논리 흐름 잡는 용도로만 쓴다.

기대보다 아쉬운 부분

코딩 어시스턴트로는 기대보다 별로였다. 간단한 유틸 함수나 정규식은 잘 짜주는데, 프로젝트 맥락이 필요한 복잡한 코드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실무 코드를 붙여넣으면 토큰 제한에 걸리고, 프로젝트 구조를 모르니까 엉뚱한 import 경로를 쓰거나 존재하지 않는 함수를 호출한다.

(한번은 AI가 자신 있게 추천한 라이브러리가 실존하지 않는 거였다. npm install 했는데 404. 할루시네이션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데이터 분석도 시도해봤는데, 엑셀로 직접 하는 게 빠른 경우가 많았다. CSV 올리고 "분석해줘" 했는데 기본적인 평균이랑 그래프 보여주는 수준. AI가 "분석"이라 부르는 것의 80%는 사실 "정리"에 가깝다.

그리고 할루시네이션은 여전하다. 존재하지 않는 라이브러리를 추천하거나, 틀린 API 사용법을 자신 있게 설명하는 경우가 아직 있다. 이걸 걸러내려면 결국 내가 확인해야 하고, 확인 시간을 생각하면 절약 효과가 상쇄되기도 한다.

무료 버전이랑 뭐가 다른가

간단한 질문, 번역, 텍스트 정리는 무료로도 된다. Plus의 가치는 최신 모델 접근, 빠른 응답 속도, 이미지 생성, 트래픽 몰릴 때 안정적 접속. 솔직한 결론은 월 2만 8천 원의 핵심 가치가 "더 좋은 AI"가 아니라 "기다리지 않는 편의성"이라는 거다.

무료 버전이 "현재 사용량이 많아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를 띄울 때, Plus는 바로 응답을 받을 수 있다. 바쁜 업무 중에 이 차이가 체감된다.

2주 해지 실험을 해봤다

실험으로 2주간 해지하고 무료만 써봤다. "불편하지만 못 살 정도는 아니다"가 결론이었다. 대기 시간이 좀 걸리고 최신 모델을 못 쓰는 것 빼면 큰 차이를 못 느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대안도 살펴봤다

Claude를 사이드로 쓰고 있는데, 코딩 작업에서는 Claude가 더 정확한 경우가 꽤 있다. 특히 TypeScript 타입 관련 질문에서 정확도가 높다고 느낀다. 둘 중 하나만 구독한다면 코딩 메인이면 Claude, 범용(글쓰기, 요약, 브레인스토밍)이면 ChatGPT라고 하겠다.

둘 다 구독하면 월 4만 원이 넘는다. 개인이 부담하기엔 좀 크다. 회사에서 AI 도구 비용 지원해주는 곳이 늘고 있으니 요청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Copilot도 월 10달러에 쓸 수 있는데, IDE 통합이 잘 돼 있어서 코딩 보조만 놓고 보면 가성비가 좋다. 대화 창에서 코드 복붙하는 것보다 에디터 안에서 제안 받는 게 워크플로우에 자연스럽다.

결국 유지하기로 했다

바쁜 날에 빠르게 답 받을 수 있는 보험 같은 거다. 월 5시간 정도 시간 절약 효과는 있었고, 내 시급으로 환산하면 본전은 넘는다. 근데 "없으면 큰일 나는" 도구는 아니다.

AI 구독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서, 총 AI 구독료를 의식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대가 온 것 같다. ChatGPT, Claude, Copilot, Midjourney 다 구독하면 월 10만 원 넘는다. 어디에 얼마를 쓸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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