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7 min read

2026년 상반기 기술 업계 회고

AI 열풍, 프레임워크 전쟁, 개발자 시장까지 2026년 상반기를 돌아본다

3개월인데 이야기할 게 많다

2026년이 시작된 지 겨우 3개월인데 벌써 이야기할 게 이렇게 많다. AI 에이전트의 실용화,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 판 바뀌기, 개발자 채용 시장 변화, 오픈소스 지속 가능성 논쟁. 한 분기가 1년처럼 느껴진다.

7년간 이 업계에 있으면서, 변화의 속도가 해마다 빨라지고 있다는 건 확실히 체감한다.

AI 에이전트가 데모에서 실무로 왔다

2025년까지 AI 에이전트는 "신기한 데모" 수준이었다. "AI가 혼자 앱을 만들었다!" 트윗은 많았지만 프로덕션에 쓰기엔 한참 부족했다. 2026년 들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내에서도 코드 리뷰 자동화, 테스트 케이스 생성, 문서화 자동 업데이트에 에이전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100% 자동화가 아니라, 초안을 만들어주고 사람이 검토하는 방식이다. AI가 80% 해주고 사람이 20% 다듬는 구조. 이게 현실적이다. Claude Code나 Cursor의 에이전트 모드가 실무에서 쓰이기 시작한 게 체감된다. 보일러플레이트, 타입 정의, CRUD API, 테스트 코드 같은 반복 작업에서 효과가 크다.

근데 "AI가 코드를 다 짜줘서 개발자 필요 없어진다"는 예측은 여전히 과장이다. AI가 짠 코드를 리뷰하고, 맥락을 이해하고, 수정하는 데 시간이 든다. AI는 "대체"가 아니라 "생산성 향상"이다.

React의 독주는 계속되나

React 19가 안정화되고 Server Components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서버 컴포넌트가 뭐가 좋은 거야?" 반응이 많았는데, 실제로 써보니 클라이언트 번들 줄어들면서 LCP가 개선된다. Next.js 16 출시되면서 생태계 진화가 체감된다.

Svelte 5, Solid, Qwik도 지분을 넓히고 있다. 특히 Svelte 5의 runes가 꽤 인상적.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한번 써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건 "프레임워크 피로감"이 줄어든 거다. 2~3년 전에는 매주 새 프레임워크가 나와서 "또 뭐 배워?" 반응이었는데, 지금은 선택지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Rust와 Go가 늘고 있다

Node.js와 Python이 여전히 주류지만, Rust와 Go 채용 공고가 눈에 띄게 늘었다. 원티드에서 "Rust" 검색하면 작년 대비 거의 2배. 인프라 도구, CLI, 고성능 서버 쪽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팀원 한 명이 사이드로 Rust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어렵지만 재밌다"고 한다. 소유권 시스템이 벽이지만 익숙해지면 "왜 다른 언어에서는 이걸 안 해주지?" 하게 된다고. 올해 안에 나도 한번 손대볼 생각이다.

채용 시장이 조금 풀리는 중

20242025년의 한파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체감으로 채용 공고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늘었다. 근데 주니어보다 미드시니어 수요가 많고, AI 관련 경험이 우대에서 필수로 바뀌어 가고 있다.

흥미로운 건 "AI를 활용하는 개발자"와 "AI를 만드는 개발자" 수요가 구분되기 시작한 거다. 대부분의 회사는 전자를 원한다. ChatGPT API 통합, RAG 파이프라인 구축, AI 기반 기능 설계. 이게 점점 기본 스펙이 되어가고 있다.

원격근무의 현주소

완전 리모트를 유지하는 회사가 줄고 있다. 주 2~3일 출근 + 재택 하이브리드가 표준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나도 주 3일 출근, 2일 재택. 완전 리모트가 줄어드는 건 아쉽지만, 주 5일 복귀하는 곳은 많지 않다. 개발자들이 유연한 근무를 강하게 원하니까.

오픈소스는 지속 가능한가

몇몇 주요 프로젝트 메인테이너가 번아웃으로 중단하면서, "무료 소프트웨어에도 비용이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매일 쓰는 npm 패키지 상당수가 한두 명의 개인 메인테이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는 건 중요하지만, 모든 트렌드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7년간 느낀 건, 트렌드는 파도처럼 왔다 가지만 기본기는 남는다는 거다. AI 도구를 쓰는 것보다, AI가 짠 코드를 판단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