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에서 6G로, 우리가 체감할 변화
5G가 기대에 못 미쳤는데, 6G는 다를까? 현실적 기대치 조정
5G, 기대에 못 미쳤다
2019년에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세 가지 약속을 했었다. 7년 지난 지금, 솔직히 얼마나 체감하고 있나.
유튜브가 좀 더 빨리 로딩되는 것 말고 4G 때와 크게 다른 점을 못 느끼겠다. 주변에 물어봐도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5G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5G 가입자가 한 3,700만 명인데, 실제 5G 커버리지는 도심 중심이다. 지하철에서는 아직 LTE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건물 안에서도 5G 신호가 약한 구간이 있다.
왜 기대에 못 미쳤을까
이론적 5G 최고 속도가 20Gbps인데, 실제로 측정해보면 한 500Mbps~1Gbps 정도다. 이론값의 5% 수준. 이 간극이 체감 부족의 원인이다.
근데 라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엔, 5G의 실패는 속도가 아니라 킬러 앱의 부재 때문이다. VR 스트리밍, 원격 수술, 자율주행 V2X 통신. 5G가 꼭 필요한 서비스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다.
LTE로 유튜브 4K가 되는데 5G가 왜 필요한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못 주고 있는 게 7년째다.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6G는 뭐가 다른가
6G 표준화가 2025년부터 논의되고 있고, 상용화 목표는 2030년이다. 이론적 최고 속도가 1Tbps. 5G의 50배다.
차별점은 세 가지다.
테라헤르츠 주파수 사용. 주파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진다. 기지국을 더 촘촘히 설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AI 네이티브. 6G는 처음부터 AI를 네트워크 관리에 통합한다. 트래픽 예측, 주파수 할당, 장애 감지를 AI가 자동으로 처리한다.
공간 컴퓨팅 지원. 초저지연으로 AR/VR 콘텐츠를 실시간 스트리밍하는 게 목표다. 디바이스 쪽 연산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고 결과만 스트리밍하면 디바이스가 가벼워질 수 있다.
사실은 더 큰 문제가 있다
통신 인프라 투자비가 천문학적이다. 5G 인프라에 국내 통신사 3사가 한 30조 원을 투자했다. 아직 투자금 회수도 못 했는데 6G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5G에서 돈을 못 벌었으니 6G 투자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5G 도입 후에도 크게 안 올랐다. 소비자가 5G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낮았기 때문이다.
6G도 마찬가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이걸 위해 월 1만 원 더 낼 의향이 있느냐"에 소비자가 "No"라고 하면, 투자 동기가 없어진다.
개발자한테 의미 있는 변화
개발자 입장에서 6G의 의미는 네트워크를 전제로 한 설계가 더 과감해질 수 있다는 거다.
엣지 컴퓨팅이 본격화되면 디바이스에서 무거운 연산을 안 해도 된다. 모바일 앱의 설계 철학이 바뀔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동작해야 한다"에서 "항상 연결돼 있다"로.
근데 5G 때도 같은 말을 했었다. 항상 연결돼 있을 거라고. 현실은 지하철에서 끊기고 엘리베이터에서 끊기고 지하 주차장에서 끊긴다. 6G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좀 회의적이다.
2030년에 정말 올까
ITU 타임라인대로면 2030년 상용화인데, 5G도 초기 일정보다 한 1~2년 밀렸다. 6G도 비슷하게 밀리면 2032년 정도가 현실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상용화가 된다고 해서 바로 체감하지는 못할 거다. 5G가 2019년에 시작했는데 7년 지난 지금도 체감하기 어려운 것처럼. 6G가 일상을 바꾸는 시점은 2035년 이후가 될 것 같다. 근데 기술 예측이라는 게 틀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