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기업 해고 이후 개발자 시장 변화
대량 해고 2년 후, 개발자 채용 시장의 구조가 바뀌었다
해고는 줄었는데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
2023년에 26만 명, 2024년에 15만 명.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할 것 없이 줄줄이 칼을 뽑았다. Layoffs.fyi 기준 수치다.
2025년에는 한 5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근데 내가 보기에 시장은 이전으로 안 돌아갔다.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시니어만 뽑는 세상이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LinkedIn 리포트에 따르면 경력 5년 이상 요구하는 공고 비율이 2022년 45%에서 2025년 68%로 올라갔다. 주니어 포지션은 30%에서 18%로 줄었다.
이유가 뭐냐면 AI 코딩 도구가 주니어 역할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어서다. 예전에는 시니어가 설계하고 주니어가 구현했는데, 지금은 시니어가 설계하고 AI가 구현하고 시니어가 리뷰한다.
주니어 자리가 좁아진 거다.
이건 구조적 변화라서 경기 회복되더라도 2021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주니어한테는 혹독한 시장인데, 반대로 보면 인턴이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실무 경험 쌓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풀스택이 다시 돌아왔다
비용 줄이려고 프론트 따로, 백엔드 따로 뽑던 기업들이 풀스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Indeed 분석에 따르면 Full Stack 포함 공고가 2023년 대비 35% 증가했고, Frontend Developer 단독 공고는 15% 줄었다. Backend도 비슷한 추세다.
AI 도구가 한 사람의 생산성을 높여주니까, 적은 인원으로 넓은 스택을 커버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한 사람한테 더 많은 걸 요구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연봉이 떨어졌다고들 하는데
라고들 하지만, 정확하진 않다.
Levels.fyi 데이터를 보면 미국 빅테크 시니어 TC 중간값이 2023년 35만 달러에서 2025년 33만 달러로 약간 내려갔다. 근데 이건 RSU 가치 변동 영향이 크고, 기본급은 오히려 5% 정도 올랐다.
한국은 사정이 좀 다르다. 원티드 기준 5년 차 평균 연봉이 6,200만에서 6,500만으로 소폭 올랐는데, 연봉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 3.5%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라 실질 구매력은 제자리다.
"연봉이 올랐다"랑 "더 잘 살게 됐다"는 다른 이야기다.
주변에서 느끼는 변화
3년 전에는 이력서 올리면 연락이 쏟아졌다. 지금은 서류 통과율이 체감상 절반으로 줄었다. 면접도 더 까다로워졌다. 코딩 테스트 2회, 시스템 디자인, 행동 면접까지 45라운드가 기본이다. 예전에는 23라운드로 끝나던 곳이 많았는데.
근데 AI/ML,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분야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AI 엔지니어는 경력 3년만 돼도 오퍼가 3~4개씩 들어온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같은 개발자인데 기술 스택에 따라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게 좀 무섭다.
그래서 뭘 해야 하나
단순히 코드를 잘 짜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진 것 같다. 시스템 설계 능력, 비즈니스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능력,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쓰면서도 AI가 놓치는 부분을 잡아내는 능력.
AI가 할 수 있는 일을 사람이 하면 대체된다. 문제를 정의하고,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건 아직 AI가 못 하는 영역이다. 거기에 집중하는 게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 솔직히 이걸 동시에 다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싶기도 하고, 이 시장이 3년 뒤에 또 어떻게 뒤집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