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와 시니어 사이의 세대 차이
MZ세대 주니어와 X세대 시니어, 같은 팀인데 다른 세계에 사는 느낌.
"이거 왜 이렇게 해요?"
주니어 개발자가 코드 리뷰에서 물었다. "이 패턴 왜 이렇게 쓴 건가요? 공식 문서에는 다른 방법이 나와 있는데요."
정당한 질문이다. 근데 시니어인 내가 순간 움찔했다. 솔직히 3년 전에 이 패턴을 쓸 때는 그게 최선이었다. 지금은 더 좋은 방법이 나왔을 수 있다. 근데 그걸 인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아, 그때는 이런 이유로 이렇게 했는데, 네가 말한 방법이 더 나을 수도 있어. 같이 보자."
이렇게 말했다. 근데 속으로는 좀 불편했다. 내가 짠 코드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세상이 바뀌었다는 게.
다른 점들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 차이점들이 있다.
첫째, 도구. 나는 VSCode에서 단축키를 외워서 쓰는 스타일이다. 주니어는 AI 어시스턴트를 쓴다. "이거 클로드한테 물어봤는데요" 하고 답을 가져온다. 처음에는 "직접 생각해봐"라고 말하려다가 멈췄다. 결과물이 좋으면 도구가 뭐가 중요한가.
(근데 가끔 AI 답을 그대로 복붙하는 건 좀... 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가끔 그런다.)
둘째, 워라밸에 대한 태도. 나는 야근이 당연한 시대에 주니어였다. "선배가 안 가면 나도 못 가는" 문화. 지금 주니어들은 칼퇴가 기본이다. 정시에 일어서서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나간다. 처음에 좀 당황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건강한 것 같다.
셋째, 소통 방식. 나는 대면으로 "야 이거 좀 봐봐" 하는 게 편하다. 주니어들은 슬랙 DM을 선호한다. "시간 괜찮으실 때 봐주세요" 라고.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효율적이긴 한데 뭔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꼰대인 건 아닌지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꼰대 징후인지도 모른다.
"요즘 애들은~" 하는 순간 꼰대가 된다는 걸 안다. 그래서 조심한다. 근데 조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세대 차이를 의식하고 있다는 뜻이고, 의식한다는 건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한번은 회식 자리에서 "나 때는 SVN 쓰면서 머지 충돌 수동으로 해결했다" 이야기를 했다. 주니어들이 "와 진짜요?" 하면서 웃었다. 재밌어서 웃은 건지, 꼰대라서 웃은 건지.
서로 배울 수 있는 게 있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주니어한테 배우는 게 있다.
최신 기술 트렌드를 빨리 캐치하는 것, 불합리한 것에 "이게 왜 이런 거예요?"라고 물을 수 있는 용기, 업무와 개인 생활의 경계를 지키는 것. 이건 내가 주니어 때 못 했던 것들이다.
반대로 내가 줄 수 있는 것도 있다. 장애가 터졌을 때의 대처 경험,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고 기술 결정을 하는 것, "이건 나중에 문제가 될 거다"라는 직감.
이 교환이 잘 이루어지면 좋은 팀이 되는 건데,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세대 차이라는 벽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5년 후에는
5년 후면 지금의 주니어가 시니어가 되고, 또 새로운 주니어가 들어올 거다. 그때 지금의 주니어도 "요즘 신입들은 다르다"고 느낄까.
아마 그럴 거다. 세대 차이는 없어지는 게 아니라 이동하는 거니까.
오늘도 주니어가 PR을 올렸다. AI가 생성한 코드에 내가 리뷰를 단다. 이 조합이 이상한 것 같으면서도, 이게 지금의 현실이다.
적응해야 한다. 적응 못 하면 진짜 꼰대가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