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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 투자 2년 실제 수익률

매달 50만 원씩 넣은 적립식 투자 2년, 실제 숫자를 공개한다

2023년 7월에 시작했다

월급에서 매달 50만 원을 빼서 적립식으로 투자를 시작한 게 2023년 7월이다. 정확히 2년이 됐다. 총 투자 원금은 1,200만 원. (한 달 빼먹은 적이 있어서 실제로는 1,150만 원이다. 그달은 에어컨 수리비가 나갔다.)

투자 대상은 S&P 500 ETF와 국내 배당주 ETF를 7:3으로 나눴다. 왜 이 비율인지에 대한 거창한 이유는 없다. 유튜브에서 본 영상 3개가 대충 비슷한 비율을 추천했다.

2년 뒤 실제 수익률

2025년 7월 1일 기준, 평가금액이 1,387만 원이다. 수익률로 치면 약 20.6%.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대략 9.8%쯤 된다.

근데 이 숫자가 좀 속임수가 있다. S&P 500이 이 기간에 꽤 많이 올랐고, 환율도 올라서 원화 기준으로는 더 좋아 보인다. 원래 달러 기준으로 보면 수익률이 좀 다르다.

국내 배당주 ETF 쪽은 솔직히 별로였다. 수익률 3.2%. 배당금 재투자를 포함해도 7% 정도. S&P 500에 올인했으면 전체 수익률이 더 높았을 거라는 걸 안다. (근데 지금 와서 바꾸기엔 매몰비용이 신경 쓰인다.)

중간에 흔들린 적이 있다

2024년 4월에 S&P 500이 한 달 만에 8%쯤 빠졌다. 내 계좌에서 실시간으로 빨간 숫자가 커지는 걸 보면서 "지금 팔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진짜로 들었다.

안 팔았다. 근데 이게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기보다는, 그냥 매도 버튼을 누르기 무서웠던 거다. 결과적으로 잘 된 거지만, 그게 내 실력은 아니다. 우유부단함이 날 살린 셈이다.

그리고 2024년 10월에도 한 번 흔들렸다. 친구가 코인으로 3개월 만에 40% 벌었다고 자랑하는 걸 듣고, 적립식이 너무 느리게 느껴졌다. (그 친구는 12월에 30% 잃었다. 듣고 좀 안심한 내가 나쁜 사람인가.)

적립식의 진짜 장점은 수익률이 아니다

2년 해보고 느낀 건, 적립식의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안 쓰는 습관"이라는 거다. 매달 50만 원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니까, 그 돈은 처음부터 없는 돈처럼 생활하게 된다.

2년 전에는 월급 들어오면 이것저것 사고 남은 걸로 저축했다. 지금은 먼저 투자 빠지고 나머지로 생활한다. 이 순서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근데 50만 원이 항상 편한 금액은 아니었다

솔직히 어떤 달에는 50만 원이 부담됐다. 경조사가 겹치거나, 갑자기 병원비가 나가거나, 연말에 지출이 몰리거나. 그래도 "이번 달만 쉬자"를 하면 다음 달도 쉬게 될 것 같아서 억지로 넣었다.

에어컨 수리비 때문에 한 달 빼먹은 건 아직도 좀 아쉽다. 그 달에 S&P 500이 3.7% 올랐거든. 물론 이건 결과론이지만.

주변 반응이 양극단이다

적립식 투자를 한다고 하면 반응이 둘로 나뉜다. "그거 갤러리에서 호구라고 부르는 거 아니냐"는 쪽과 "그게 제일 현실적이다"는 쪽. 재미있는 건, 전자는 대부분 투자 경험이 1년 미만인 사람들이고, 후자는 3년 이상인 사람들이라는 거다. (표본이 작아서 일반화하면 안 되지만, 내 주변에서는 그랬다.)

회사 동료 한 명이 레버리지 ETF로 6개월 만에 원금의 1.4배를 만든 적이 있다. 부러웠다. 솔직히 부러웠다. 근데 그 동료는 그 다음 분기에 원금 대비 -15%를 찍었다. 적립식은 재미가 없는 대신 이런 롤러코스터가 없다.

앞으로의 계획

당분간은 계속 매달 50만 원을 넣을 거다. 비율을 S&P 500 쪽으로 좀 더 올릴까 고민 중이다. 8:2 정도로.

그리고 하나 깨달은 건, 투자 관련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보면 안 된다는 거다. 보면 볼수록 불안해지고, 뭔가를 바꾸고 싶어진다. 적립식의 핵심은 안 건드리는 건데, 영상을 보면 자꾸 건드리고 싶어진다.

그냥 매달 넣고 1년에 한 번만 확인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근데 실제로는 매일 확인한다. 인간이란 게 원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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