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3의 조용한 복귀
한때 죽었다고 선언된 Web3가 조용히 돌아오고 있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죽었다더니
2023년에 "Web3는 끝났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크립토 윈터, 테라-루나 사태, FTX 붕괴. 블록체인 관련 VC 투자가 한 82% 줄었고, NFT 거래량은 97% 급감했다.
근데 2026년 지금, 조용히 돌아오고 있다. 투기적 열풍이 아니라 실제 유틸리티 중심으로.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긴 한데, 확신은 못 하겠다.
뭐가 달라졌나
2021~2022년 Web3는 "코인 올라서 돈 번다"가 핵심이었다. 기술보다 투기가 앞섰다.
지금의 Web3는 조금 다르다. 탈중앙화 신원 인증(DID), 공급망 추적, 디지털 자산 소유권 증명. 토큰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프로젝트들이 살아남았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2025년 기준 전 세계에서 한 2.3조 달러 규모를 처리했다. 이건 투기가 아니라 실제 결제 인프라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국제 송금에서 은행보다 빠르고 싸다.
라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엔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2017년 ICO 붐 때도, 2021년 NFT 때도 같은 말을 했었다.
근데 사실은 기술 자체의 성숙도가 다른 건 맞다. 이더리움 L2 솔루션(Arbitrum, Optimism)이 가스비를 한 99% 줄였다. 트랜잭션 속도도 이전과 비교가 안 된다. 2021년에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한 건에 30~50달러 하던 가스비가 L2에서는 몇 센트 수준이다.
솔라나도 살아남았다. 한때 "죽은 체인"이라고 불렸는데, DeFi 생태계를 꾸준히 키우면서 일일 활성 사용자가 한 340만 명까지 회복했다.
개발자 채용 시장
블록체인 개발자 수요가 2024년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고 있다. 원티드 기준 블록체인 관련 채용 공고가 전년 대비 한 28% 늘었다.
근데 질이 달라졌다. 2021년에는 "솔리디티 할 줄 아시면 됩니다"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Rust 경험, 시스템 프로그래밍 이해, 보안 감사 경험" 같은 요구사항이 붙는다. 진입 장벽이 확실히 높아졌다.
연봉은 여전히 높다. 블록체인 시니어 개발자가 한 1억 2천1억 5천만 원 정도. 일반 백엔드보다 한 3040% 프리미엄이 있다. 인력 공급이 적으니까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써본 DApp
탈중앙화 깃허브 같은 프로젝트(Radicle)를 잠깐 써봤다. 코드 저장소를 P2P로 운영하는 건데, 솔직히 UX가 깃허브의 한 30% 수준이다. 느리고, 불안정하고, 기능이 부족하다.
이게 Web3의 근본적 한계 중 하나라고 본다. 탈중앙화를 얻는 대가로 성능과 UX를 포기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탈중앙화보다 편의성을 택한다. (나도 그렇다.)
앞으로는
Web3가 Web2를 대체하는 것은 안 일어날 것 같다. 근데 특정 영역에서 Web2와 공존하는 건 이미 일어나고 있다. DeFi, 스테이블코인, DID, 게임 자산 소유권.
투기적 거품이 빠진 후에 남은 게 진짜 가치인지, 아니면 그냥 느리게 죽어가고 있는 건지는 좀 더 봐야 한다. 개발자로서 기술 자체는 흥미로운데, 여기에 커리어를 올인하라고 하면 아직은 좀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