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회사 컬처핏 면접에서 보는 레드 플래그
면접관으로 3년, 지원자로 8번 면접 보면서 발견한 위험 신호들
컬처핏 면접을 무시했다가
두 번째 회사를 고를 때 기술 면접만 신경 쓰고 컬처핏 면접은 대충 넘겼다. "분위기 좋은 것 같습니다"로 얼버무렸다. 입사 후 3개월 만에 후회했다. 매일 아침 전체 조회가 있었고, 점심시간에 개인 공부를 하면 "팀워크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기술적으로는 괜찮은 회사였는데, 문화가 나와 안 맞아서 8개월 만에 나왔다.
그 뒤로 컬처핏 면접을 아주 진지하게 보기 시작했다.
레드 플래그 1: "가족 같은 회사"
면접에서 "우리는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라고 하면 경계한다. 경험상 이 말의 실제 의미는 "퇴근 후에도 연락 가능하고, 개인 시간 경계가 모호하다"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진짜 따뜻한 곳도 있겠지만, 3곳 중 2곳은 그냥 야근 압박의 다른 표현이었다.
(근데 한번은 진짜 가족 같은 회사를 만나긴 했다. 대표가 직원 생일에 케이크를 직접 사 오고, 퇴근 후에는 절대 연락 안 하는 곳. 이런 곳은 "가족 같다"는 말 대신 구체적인 복지 정책으로 보여주더라.)
레드 플래그 2: 질문을 꺼리는 분위기
면접 끝에 "질문 있으세요?"라고 해서 "코드 리뷰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더니 면접관이 불편한 표정을 지은 적이 있다. "그런 건 입사하면 알게 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건 확실한 레드 플래그다. 자기 회사의 개발 프로세스를 자신 있게 설명 못하면 프로세스가 없거나 부끄러운 거다.
레드 플래그 3: 이직률을 숨긴다
"팀원이 몇 명이고, 평균 재직기간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정확한 숫자를 피하면 의심해봐야 한다. 한 회사에서 "팀이 다이나믹하게 변합니다"라고 했는데, 나중에 블라인드에서 확인해보니 1년 내 이직률이 43%였다.
레드 플래그 4: 기술 스택 결정 과정이 불투명
"기술 스택은 누가 결정하나요?"에 대한 대답이 "위에서 결정됩니다"이면 조심해야 한다. 개발자가 기술 선택에 참여 못하는 조직은 개발자를 코딩 머신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팀에서 논의하고,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한 뒤 결정합니다"가 건강한 답변이다.
내가 면접관으로서 보는 것
반대로 내가 면접관일 때 보는 레드 플래그도 있다. "연봉이 얼마예요?"가 첫 질문인 사람, 이전 회사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사람, 자기 실수를 절대 인정 안 하는 사람. 근데 솔직히 연봉 먼저 물어보는 건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거니까. 다만 그것만 관심 있으면 좀 걱정이 된다.
결국 양방향이다
면접은 회사가 나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내가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걸 깨닫는 데 이직 3번이 걸렸다. 면접에서 불편한 질문을 했을 때 회사의 반응이 그 회사의 문화를 말해준다.
"야근이 얼마나 있나요?"에 대한 답이 솔직하면 좋은 신호다. "거의 없습니다"가 아니라 "분기 마감 때 주 1~2회 정도 있고, 대체 휴무를 줍니다"처럼 구체적이면 믿을 수 있다.
근데 레드 플래그가 있다고 무조건 나쁜 회사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 감수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절대 안 되는 것도 있다. 그 기준은 자기가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