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양쪽 다 보이는 레드 플래그
지원자도, 회사도 면접에서 보이는 위험 신호가 있다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20분 늦었다
3년 전 이직할 때 일이다. 온라인 면접이었는데, 면접관이 20분 늦게 들어왔다. "회의가 길어져서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면접 내내 카메라를 끈 채로 진행했다. 질문도 이력서를 안 읽은 티가 났다. "혹시 React 해보셨어요?"라는 질문에, 이력서 첫 줄에 "React 3년"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이 회사는 결국 합격 통보가 왔지만 안 갔다. 면접에서 지원자를 대하는 태도가 입사 후 직원을 대하는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회사 쪽 레드 플래그
"여기 야근 없어요"를 너무 강조하는 곳. 진짜 야근 없는 곳은 굳이 말을 안 한다. "워라밸 좋아요"를 면접에서 세 번 이상 언급하면, 그건 워라밸이 안 좋으니까 방어적으로 말하는 거다. (내 경험상 100%는 아니지만 87%쯤 맞았다.)
기술 질문이 하나도 없는 개발자 면접. 인성 면접만 1시간 하고 "기술은 들어오시면 배우면 됩니다"는, 기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니면 기술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 없거나.
"우리는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 이건 거의 클리셰 수준인데, 진짜로 이 말 하는 곳이 아직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는 보통 "퇴근 시간에 눈치 봐야 하는 분위기"의 다른 표현이다.
연봉 협상에서 "나중에 올려드릴게요." 나중은 안 온다. 서면으로 안 되면 구두 약속은 의미 없다.
지원자 쪽 레드 플래그
이건 내가 면접관 역할을 하면서 느낀 것들이다.
"뭐든 할 수 있어요." 자신감이 아니라 자기 강점이 뭔지 모른다는 신호다. "저는 상태 관리와 성능 최적화에 강합니다"가 "뭐든 다 합니다"보다 훨씬 신뢰감을 준다.
이전 회사 욕을 심하게 하는 경우. 한두 마디는 이해한다. 근데 15분 동안 전 회사 팀장 욕을 하면,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도 저렇게 말하겠구나" 생각이 든다.
질문이 연봉과 복지에만 집중되는 경우. 연봉 물어보는 건 당연하다. 근데 "기술 스택이 뭔가요" "팀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같은 질문 없이 "야근 수당 있나요" "휴가 며칠인가요"만 물어보면 일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내가 저질렀던 실수
면접에서 기술 질문 받고 모르는 거였는데, 아는 척했다. "아, 네 그거 좀 해봤는데..." 하고 횡설수설했다. 면접관이 다 알고 있었을 거다. 차라리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비슷한 걸로는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가 훨씬 나았을 텐데.
지금 면접관으로서 보면, "모릅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훨씬 좋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팀에서 오히려 빨리 성장한다.
면접은 쌍방향이다
이걸 깨닫는 데 이직 3번이 걸렸다. 면접은 회사가 나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다. 나도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다.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를 판단할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간이다.
면접관이 시간 지키는지, 질문이 준비되어 있는지, 팀 문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하는지. 이런 것들이 다 데이터다.
합격이 목적이 되면 레드 플래그를 무시하게 된다. "일단 붙고 보자"는 마인드가 3개월 후의 후회가 된다. 그 3개월의 시간은 487,000원짜리 에어팟보다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