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트래킹 기기 비교 후기
오라링, 갤럭시 워치, 위딩스 매트를 3개월 동안 동시에 써본 비교 기록
수면이 엉망이라는 걸 인정하는 데서 시작
올해 초부터 아침에 일어나기가 유난히 힘들었다. 알람을 6개 맞춰도 두 번째 알람까지만 듣고 나머지는 무의식 중에 끄고 있었다. 11시에 누워서 7시에 일어나면 8시간인데 왜 이렇게 피곤한 건지. 그래서 수면 트래킹을 시작했다. (사실 그냥 가젯이 사고 싶었던 것도 있다.)
3개 기기를 동시에 쓴 이유
하나만 사면 "이게 정확한 건가?" 의심이 들 것 같아서 세 개를 같이 돌렸다. 오라링 3세대(419,000원), 갤럭시 워치 6(349,000원), 위딩스 슬립 매트(139,000원). 총 907,000원. (이 돈으로 매트리스를 바꾸는 게 나았을 수도 있다.)
3개월 동안 매일 밤 세 기기를 동시에 착용하고 잤다. 오라링은 왼손 검지, 갤럭시 워치는 왼쪽 팔목, 위딩스 매트는 매트리스 밑.
수면 시간 측정은 다 비슷하다
세 기기 모두 수면 시간 측정은 꽤 정확했다. 오차가 보통 10분 이내. 근데 미묘한 차이가 있다. 눕자마자 잠든 날은 세 기기가 거의 동일한 수면 시작 시간을 보여줬는데, 뒤척이다 잠든 날은 최대 23분까지 차이가 났다. 오라링이 가장 보수적으로 수면 시작을 잡았다.
위딩스 매트의 단점은 침대에서 책을 읽다가 잠드는 패턴을 인식 못 한다는 것. 움직임이 적으면 독서 중인 건지 잔 건지 구분을 못 한다.
수면 단계 분석은 기기마다 꽤 달랐다
여기서 차이가 심했다. 같은 밤인데 오라링은 딥슬립 1시간 43분, 갤럭시 워치는 딥슬립 52분이라고 나온 적이 있다. 거의 두 배 차이. 어느 쪽이 맞는 건지 알 수 없었다. (PSG 검사를 해야 정확히 알 수 있는데 그건 30만 원이 넘는다.)
REM 수면도 마찬가지. 오라링이 전반적으로 딥슬립과 REM을 더 많이 잡는 경향이 있었다. 갤럭시 워치는 상대적으로 깨어있는 시간을 더 많이 잡았다. 위딩스 매트는 수면 단계 분류가 가장 단순했다.
3개월 데이터에서 발견한 패턴
기기 간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패턴이 있었다. 커피를 오후 3시 이후에 마신 날은 세 기기 모두 수면 효율이 평균 7~12% 떨어졌다. 운동한 날은 딥슬립 비율이 올라갔다. 술 마신 날은 REM 수면이 확 줄었다. (이건 세 기기 모두 일치했다.)
가장 놀라운 건 주말 수면. 주말에 10시간 이상 자도 수면 효율이 오히려 떨어졌다. 오래 잔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걸 데이터로 확인했다.
결국 뭘 선택했냐면
세 개 다 쓰기엔 귀찮아서 하나만 남기기로 했다. 오라링으로 갔다. 이유는 착용감. 반지는 신경이 안 쓰이는데 시계는 자다가 거슬렸다. 매트는 데이터가 너무 단순했다.
근데 후회가 하나 있다. 오라링 구독료가 월 5,990원이다. 기기도 비싼데 구독료까지 받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갤럭시 워치는 추가 비용이 없다. 이걸 미리 알았으면 고민을 더 했을 것 같다.
수면의 질은 확실히 좋아졌다. 근데 기기 덕분인지, 아니면 수면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자체가 효과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