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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앱 3종 비교: 진짜 효과 있나

Headspace, Calm, 마보를 각각 2주씩 써보고 솔직하게 비교한다

명상을 시작한 이유가 좀 그렇다

야근이 잦아지면서 잠을 잘 못 잤다. 누우면 내일 해야 할 일이 머릿속을 맴돌고, 새벽 3시에 깨서 슬랙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병원 가기는 무섭고, 그렇다고 술로 해결하기엔 다음 날이 더 힘들어지고.

그래서 명상을 시도해봤다. 명상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어서. (사실은 유튜브 썸네일에 낚인 거다.)

Headspace: 2주간의 기록

첫 번째로 Headspace를 깔았다. 유료 플랜이 연 69,900원. 무료 체험으로 시작했다.

좋았던 점: 가이드 음성이 차분하다. 영어인데 오히려 그게 좋았다. 한국어로 "깊게 숨을 쉬세요"라고 하면 좀 오글거리는데, 영어면 그냥 소리로 들린다. 초보자용 프로그램이 10일 코스로 되어 있어서 진입장벽이 낮았다.

별로였던 점: 10분 세션이 나한테는 좀 길었다. 5분쯤 되면 "이거 언제 끝나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어 가이드가 장점이자 단점이다. 피곤한 날에는 영어를 듣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쓰는 느낌.

수면 효과: 처음 3일은 확실히 빨리 잠들었다. 4일째부터는 효과가 좀 줄었다. 새벽에 깨는 건 여전했다.

Calm: 또 다른 2주

Calm은 연 79,000원. Headspace보다 좀 비싸다. 수면 스토리라는 기능이 인기라고 해서 써봤다.

수면 스토리가 확실히 좋다. 배우 목소리로 잔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들으면서 잠드는 느낌. 근데 문제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끝까지 들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잠이 안 온 적이 있다. (본말전도.)

명상 세션은 Headspace보다 자유도가 높다. 시간을 3분, 5분, 10분 중에 고를 수 있다. 나는 5분이 딱 맞았다. 근데 가이드 품질은 Headspace가 좀 더 나은 것 같다.

마보: 한국어 앱도 써봤다

마보는 한국 명상 앱이다. 무료 콘텐츠가 꽤 많다. 유료는 월 7,900원.

한국어 가이드라서 명상 지시가 바로 이해된다. 영어 앱에서는 "notice the sensation"이라고 하면 0.5초 정도 번역하는 시간이 있는데, 한국어는 바로 따라갈 수 있다.

근데 UI가 좀 아쉽다. 외국 앱에 비해 디자인이 예쁘지 않다. (사실 명상 앱에서 디자인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는데, 눈에 들어오는 앱을 더 자주 열게 되니까 무시할 수 없다.)

콘텐츠 양은 Headspace나 Calm에 비하면 적다. 2주 정도 쓰니까 반복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진짜 효과가 있었나

솔직해지자. 명상 앱이 수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았다. 새벽에 깨는 건 여전하고,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간" 줄어든 정도다. (평균 35분에서 22분으로. 수면 앱으로 측정한 거라 정확하진 않다.)

근데 의외의 효과가 있었다. 명상을 하고 나면 10분 정도 머리가 맑은 느낌이 든다. 이게 출근 전에 하면 오전 업무 집중도가 좀 올라가는 것 같다. "것 같다"인 이유는 플라시보일 수 있어서.

결국 뭘 쓰고 있나

세 개 다 무료 체험 끝나고 유료 결제는 안 했다. 대신 유튜브에서 "5분 명상"을 검색해서 무료 영상으로 하고 있다. 앱이 주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없지만, 5분 명상 하나 하는 데 연 7만 원을 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돈을 내고 쓸 거면 Headspace를 추천한다. 가이드 품질이 가장 좋다. 한국어가 편하면 마보도 괜찮다. Calm은 수면 스토리만 쓸 거면 좋은데, 그것만을 위해 연 79,000원은 좀 비싸다.

어쨌든 명상은 계속하고 있다. 거창한 효과는 없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정도. 그 정도면 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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