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읽은 12권 정리
2025년 한 해 동안 읽은 12권의 책, 한 줄 리뷰와 별점
월 1권이라는 소박한 목표
2025년 초에 세운 목표. 월 1권, 연 12권. 독서왕이 될 생각 없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핸드폰 대신 전자책 꺼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왕복 1시간, 주 5일이면 주 5시간. 한 달이면 20시간. 웬만한 책 한 권은 읽을 수 있다.
12권 채웠다. 솔직하게, 별로였던 것도 포함해서 기억에 남는 순서대로 정리한다.
개발 서적 4권
"클린 코드"를 드디어 읽었다. 입사 후 5년 만에. 너무 늦게 읽었다. 모든 내용이 금이라곤 못 하겠지만, 변수 네이밍 챕터 하나만으로 내 코드 스타일이 바뀌었다. data, info, temp 같은 의미 없는 변수명을 안 쓰게 됐다. 4.5점.
"소프트웨어 장인"은 커리어 관점을 바꿔줬다. "장인은 자기 도구에 투자하고, 끊임없이 연마한다"는 메시지가 남았다. 근데 일부 내용이 좀 이상적이라 한국 현실과 괴리가 있다. 4점.
"리팩터링 2판"은 레퍼런스로 쓰기 좋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엔 지루하다. 350페이지쯤에서 졸았다. 목차 보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는 걸 추천한다. 3.5점.
"그로킹 알고리즘"은 입문으로 최고. 그림이 많아서 비전공자도 이해 가능. 다이크스트라를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5점.
자기계발 3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습관 관련 책 중 가장 실용적이었다. 아침 기상 챌린지를 시작한 계기가 이 책이다. "습관을 바꾸려면 정체성부터 바꿔라"가 와닿았다. 4.5점.
"딥 워크"는 읽고 나서 슬랙 알림 끄는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전 10~12시 슬랙 닫고 코딩만 하는 "딥 워크 타임" 운영 중이다. 4점.
"역행자"는 기대 대비 별로였다. 유튜브에서 많이 추천하길래 읽었는데, 내용이 얕고 자기 자랑이 많았다. 한 문장이면 될 걸 한 챕터로 늘인 느낌. 2.5점. (이것만 솔직히 후회한다. 이 시간에 다른 거 읽을 걸.)
에세이/소설 3권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가 올해 최고. 글 쓰는 사람의 루틴과 철학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재능이 없어도 매일 쓰면 된다"가, 나한테는 "재능이 없어도 매일 코딩하면 된다"로 번역됐다. 5점.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위로가 필요할 때 읽기 좋다. 비슷한 메시지가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서 후반에 집중이 떨어졌다. 3.5점.
김영하 "여행의 이유"는 여행 안 좋아해도 재미있다. 짧아서 하루 만에 읽었다. 문장이 좋아서 밑줄 많이 그었다. 4점.
경제 2권
"부의 추월차선"은 사고방식을 바꿔줬다. 연봉 1억을 40년 받아도 40억인데 집 사고 세금 내면 뭐가 남나. 뻔한 말 같지만 수학적으로 풀어내는 게 설득력 있었다. 4점.
"돈의 심리학"이 비기술 서적 중 가장 추천. 투자 기법이 아니라 돈과 심리의 관계에 대한 책이다. "충분하다는 감각"이 없으면 아무리 벌어도 불안하다는 게 남았다. 4.5점.
결국 행동이 바뀌어야 의미가 있다
12권 중 실제로 행동 변화를 일으킨 건 34권이다. 슬랙 알림 끄기, 아침 루틴, 변수 네이밍. 나머지는 읽을 때는 좋았는데 일주일 지나니 기억이 희미해졌다. 솔직히 12권 다 좋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행동이 바뀐 게 34개면 나쁘지 않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