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주말 혼자 여행기
금요일 퇴근 후 출발해서 일요일 밤에 돌아온 48시간 오사카 혼자 여행
금요일 밤 비행기를 탔다
목요일 밤에 갑자기 결정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인천-간사이 편도를 검색했더니 금요일 저녁 비행기가 78,400원. 왕복으로 묶으면 더 비쌌다. 편도 두 장을 따로 끊었다. 78,400원 + 82,100원. 총 160,500원. (이게 서울-부산 KTX보다 쌀 때가 있다.)
퇴근하자마자 짐을 챙겼다. 백팩 하나. 옷 한 벌, 충전기, 여권. 그게 전부.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게 저녁 7시. 비행기는 9시 15분이었다.
첫째 날: 도톤보리에서 길을 잃다
간사이공항 도착이 밤 11시 40분. 난카이 전철 타고 난바역까지 38분. 호텔 체크인이 새벽 12시 반. 1박에 43,000원짜리 비즈니스 호텔. 방이 4평 정도? 침대랑 책상이 전부인데 혼자니까 충분했다.
다음 날 아침에 도톤보리를 걸었다. 토요일이라 사람이 엄청 많았다. 타코야끼를 세 군데에서 먹어봤다. 아지노타코야키(850엔), 와나카(700엔), 길거리 포장마차(500엔). 솔직히 500엔짜리가 제일 맛있었다. (관광지 맛집이 항상 최고는 아니다.)
구글맵을 보면서 걷는데 골목으로 들어가니까 완전 다른 분위기였다. 관광객 없는 작은 이자카야들. 낮부터 술 마시는 아저씨들. 이런 데가 진짜 오사카 같았다.
혼자여서 좋았던 순간
덴덴타운에서 중고 전자제품을 2시간 동안 구경했다. 같이 온 사람이 있었으면 30분 만에 "이제 가자"가 나왔을 거다. 혼자니까 아무 눈치 안 보고 오래 봤다. USB-C 허브를 하나 샀다. 2,200엔. 한국에서 사면 3만 원은 하는 건데. (이런 사소한 차익이 기분 좋다.)
오사카성은 입장까지 줄이 45분이라서 밖에서만 보고 넘어갔다. 혼자 여행의 장점이 이런 거다. 의무감 없이 스킵할 수 있다.
실패한 것도 있다
츠텐카쿠 전망대에 올라갔는데 별로였다. 800엔을 내고 올라가서 5분 보고 내려왔다. 높이가 108m밖에 안 돼서 오사카 전경이 별로 안 보인다. 이거 미리 검색해볼 걸. 그리고 저녁에 유명하다는 라멘집에 30분 줄 서서 들어갔는데, 그냥 그랬다. 줄 설 정도는 아니었다. (맛집 줄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하는 건지, 내 미각이 둔한 건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생각한 것
48시간이 이렇게 길 수 있구나. 회사에서 보내는 48시간은 눈 깜짝하면 지나가는데, 혼자 여행하는 48시간은 일주일처럼 느껴졌다. 총 지출 487,300원. 비행기, 숙박, 교통, 음식, 쇼핑 전부 합쳐서. 50만 원 안 쓰고 이 정도 리프레시가 되면 충분하다.
다음에는 교토를 가볼까. 근데 교토는 하루면 부족할 것 같다. 그러면 금요일 반차를 써야 하는데... 아, 이미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