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on에서 Obsidian으로 갈아탄 이유
3년 쓴 Notion을 버리고 Obsidian으로 옮긴 과정과 이유
Notion의 속도가 한계였다
Notion을 3년 썼다. 페이지가 847개, 데이터베이스가 23개. 처음에는 빨랐는데 데이터가 쌓이니까 점점 느려졌다. 페이지 열 때 로딩이 2~3초 걸리고, 검색은 5초 이상. "빠르게 메모하고 싶을 때" 앱을 열어서 기다리는 게 답답했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안 된다는 게 치명적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와이파이 안 되는 카페에서 메모를 못 하는 경험이 3~4번 있었다. (급하게 적어야 할 아이디어가 날아간 게 아까웠다.)
Obsidian을 알게 된 계기
트위터에서 개발자들이 "제텔카스텐"이랑 "Obsidian"을 자주 언급하길래 뭔가 하고 깔아봤다. 첫인상은 "이게 뭐야, 마크다운 에디터 아닌가"였다. Notion의 화려한 UI에 비하면 투박하기 그지없었다.
근데 속도가 빨랐다. 로컬 파일 기반이라 페이지 열기가 0.1초도 안 걸린다. 847개의 노트를 옮겨도 검색이 0.3초. 이 속도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마이그레이션은 고통이었다
Notion에서 마크다운 익스포트를 눌렀더니 847개 파일이 ZIP으로 떨어졌다. 근데 이 파일들의 형식이 엉망이었다. Notion 고유의 ID가 파일명에 붙어있고, 데이터베이스 속성은 전부 깨지고, 임베디드 이미지 경로도 다 망가졌다.
파이썬 스크립트를 짜서 파일명 정리하고 프론트매터 변환하는 데 주말 이틀을 썼다. 847개 중에 자동으로 처리된 게 623개. 나머지 224개는 수동으로 하나씩 확인했다. (이때 진짜 포기하고 싶었다.)
결국 마이그레이션에 총 4일 걸렸다. 평일 야근 2일 + 주말 2일.
Notion이 더 나은 점
솔직히 말하면 Notion이 더 나은 부분이 확실히 있다. 데이터베이스 뷰가 압도적이다. 칸반 보드, 갤러리 뷰, 캘린더 뷰를 원클릭으로 전환하는 기능은 Obsidian에서 플러그인 깔아도 따라가기 어렵다.
협업도 Notion이 압도적이다. 팀 위키로 쓰기엔 Notion을 대체할 게 없다. Obsidian은 기본적으로 개인 도구다.
그리고 Notion은 설정할 게 없다. 깔면 바로 쓰면 된다. Obsidian은 플러그인 설정, 테마 설정, 단축키 설정에 처음 3일을 쓴다. 이게 단점이자 장점이다.
Obsidian이 더 나은 점
로컬 파일이라 영원히 내 거다. Notion이 서비스 종료하면 데이터가 어떻게 되는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크다운이니까 어느 에디터에서든 열린다.
백링크와 그래프 뷰가 좋다. 메모끼리의 연결을 시각화해주는데, 3개월 쓰니까 지식이 그물처럼 엮이는 게 보인다. 이건 Notion의 폴더 구조에서는 못 느끼던 거다.
플러그인 생태계가 미쳤다. 데일리 노트, 칸반 보드, 마인드맵, 깃 동기화 전부 커뮤니티 플러그인으로 된다. 지금 쓰는 플러그인이 14개. (이것도 좀 많은 것 같긴 하다.)
3개월 후 판단
돌아갈 생각은 없다. 속도와 오프라인 지원이 내 사용 패턴에 맞다. "빠르게 적고 나중에 정리한다"가 내 스타일인데 Obsidian이 이걸 잘 지원한다.
근데 팀 위키는 여전히 Notion이다. 회사에서 Obsidian 쓰자고 하면 동료들이 당황할 거다. 개인 메모는 Obsidian, 팀 협업은 Notion. 이 이원체제가 지금 타협점이다. 완벽하진 않은데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