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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발자의 영어 공부법

TOEIC 600점에서 영어 문서를 편하게 읽기까지, 내가 쓴 방법

영어를 못 하면 성장이 느리다는 걸 체감한 순간

개발자한테 영어가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한다. 근데 "왜" 중요한지 구체적으로 느끼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확실하게 느낀 순간이 세 번 있다.

새 라이브러리 공식 문서를 읽는데 한국어 번역이 없어서 2시간을 구글 번역기에 의존하며 삽질했을 때. 영어를 편하게 읽었으면 30분이면 됐을 일이다. 스택오버플로우 영어 답변을 못 읽어서 한국 커뮤니티에서만 답을 찾다가 결국 해결 못 한 버그. 영어 기술 영상에서 최신 트렌드를 한국어 번역보다 3~6개월 먼저 접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원어민 수준은 필요 없다

오해하지 마라. 컨퍼런스 발표 수준의 영어가 아니라, 실무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영어다. 기술 문서 리딩, 스택오버플로우 검색, 에러 메시지 독해, GitHub Issue에 간단한 코멘트 남기기. 스피킹이랑 리스닝은 글로벌 팀 아니면 우선순위가 낮다.

시간이 한정돼 있으니 리딩부터 확실히 하자.

1단계: 공식 문서를 원문으로 읽어라

나는 Next.js 공식 문서를 매일 1페이지씩 원문으로 읽는 것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가 한 문장에 3~4개. 근데 기술 문서에 나오는 단어는 놀라울 정도로 반복된다. render, component, state, middleware, deployment, configuration. 한 달이면 대부분 익숙해진다.

(문법도 기술 문서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라 고급 실력이 필요 없다.)

핵심은 모르는 단어를 하나하나 찾지 않는 거다. 문맥으로 대충 파악하고 넘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든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면 30분짜리가 2시간이 되고, 결국 포기한다. 70%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나머지는 여러 번 읽으면서 채워진다.

에러 메시지를 직접 읽어라

이건 오늘부터 바로 할 수 있다. 구글 번역기에 돌리지 마라.

TypeError: Cannot read properties of undefined (reading 'map') — "undefined의 속성을 읽을 수 없다, 'map'을 읽으려 했다." Cannot, Failed, Unexpected, Invalid, Missing 같은 키워드만 알아도 에러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정도 해석이 가능해지면 디버깅 속도가 확 다르다.

GitHub Issue를 읽어보면 실무 영어가 보인다

관심 있는 오픈소스의 Issue를 읽어보면, 학교에서 배운 영어랑 실무 영어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 "I'm having an issue with...", "This should fix the problem where...", "Could you take a look at..."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20~30개만 익히면 나중에 직접 Issue 올리거나 PR 코멘트 쓸 때 자연스러워진다.

처음엔 다른 사람 코멘트를 복사해서 살짝 바꿔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용한 도구들

영영 사전 앱을 설치해라. 한영 사전 대신 영영 사전으로 찾으면 영어로 생각하는 습관이 생긴다. 처음에는 영영 사전 설명도 이해가 안 되는데, 2~3개월 하면 익숙해진다.

Fireship, Theo, Web Dev Simplified 같은 개발 유튜버 영상을 영어 자막과 함께 보면 리스닝과 기술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속도 0.75배로 낮춰도 된다. 부끄러운 게 아니다.

따로 시간 안 내도 된다

매일 하는 업무에 영어를 자연스럽게 섞는 거다. VS Code 언어를 영어로 바꾸고, 기술 문서를 원문으로 읽고, 에러 메시지를 직접 해석하는 것만으로 6개월 후에는 달라진다.

(나도 처음엔 하루에 30분씩 따로 시간 내서 하려다가 2주 만에 포기했다. 업무에 녹이는 게 현실적이다.)

별도 "영어 공부 시간"을 안 내도 되는 게 개발자의 특권이다. 우리가 매일 쓰는 도구가 전부 영어로 돼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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