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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기상 30일 챌린지 후기

올빼미형 개발자가 30일간 아침 6시에 일어나봤다

새벽 2시에 자던 사람이 왜

전형적인 올빼미형이었다. 새벽 2시에 자고 9시 40분에 알람 3개를 끄고 일어나서, 10시 스탠드업에 겨우 맞추는 삶. 카메라 끄고 "네, 어제 한 거 계속 하겠습니다" 하고 다시 눈 감는 게 일상이었다.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말을 코웃음 치던 사람인데, 1월 1일에 새해 다짐이라는 거에 한번 걸려봤다. 30일만 6시에 일어나보자. 실패하면 말고.

첫 주는 지옥이었다

첫날은 의지로 버텼다. "새해니까!" 둘째 날부터 지옥. 6시에 눈 뜨면 몸은 일어났는데 뇌가 안 켜져 있는 느낌. 커피를 내려도 정신이 안 들었다.

셋째 날은 알람 끄고 다시 자버려서 7시 반에 일어났다. 알람 시계를 침대에서 5미터 떨어진 곳에 놨다. 물리적으로 일어나서 걸어가야 끌 수 있게. 다섯째 날은 일어나서 알람 끄고 소파에서 다시 잠들었다. (기상이 아니라 기립이 목표인 건 아닌데.)

진짜 문제는 밤이었다

3일 만에 깨달았다. 6시에 일어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11시에 자는 게 어려운 거였다. 새벽 2시에 자면서 6시에 일어나면 수면 4시간이다. 이건 의지가 아니라 수학의 문제다. 4시간 수면으로 정상 생활 가능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 미만이라고 한다. 나는 그 1%가 아니었다.

10시 반에 자고 6시에 일어나면 7시간 반. 이 정도면 충분했다.

핸드폰을 침실에서 분리했다

9시에 핸드폰을 거실에 놓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종이책 30분 읽는 루틴을 만들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유혹이 가장 컸는데, 핸드폰이 손에 없으니 참을 만했다. 예전에는 침대에서 유튜브 보다가 "하나만 더" 하면서 새벽 1시가 됐는데, 그 선택지 자체가 사라졌다.

(핸드폰 분리만으로 체감 효과가 절반은 됐다. 진심이다.)

둘째 주가 되니 6시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 알람보다 10분 먼저 깨는 날도 있었다.

아침 2시간이 밤 2시간과 다르다

밤 10시에서 12시까지는 하루 피로가 쌓여서 넷플릭스 보거나 유튜브 틀게 된다. "오늘 고생했으니까 쉬자" 하면서 2시간이 사라진다. 아침 6시에서 8시까지는 뇌가 리셋된 상태라 집중력이 다르다.

이 시간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는데, 밤에 2시간 걸리던 작업을 1시간에 끝내는 날도 있었다. 커밋 로그를 비교해봐도 아침에 작성한 코드가 품질이 높았다.

예상 못 한 변화들

아침밥을 먹게 됐다. 예전엔 시간이 없어서 점심까지 굶었는데, 6시에 일어나니 계란 프라이라도 해 먹었다. 빈속에 커피만 마시던 때와 비교하면 오전 집중력이 확 달라졌다.

10시 스탠드업에서 멍하던 사람이 이미 엔진이 돌아가고 있었다. 주말에도 7시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토요일 눈 뜨면 오후 1시라 하루 반밖에 안 남은 느낌이었는데, 그게 사라졌다.

30일 이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매일은 아니고 주중 6시, 주말 7시 반. 회식 다음 날이나 컨디션 안 좋은 날은 7시까지 잔다. 주 5일만 유지해도 충분하다.

솔직하게 말하면 모든 사람에게 아침형이 맞는 건 아니다. 밤에 집중력 높은 사람은 그게 자기 리듬이다. 중요한 건 몇 시에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깨어 있는 시간의 질이다. 나는 실험해본 결과 아침이 맞았을 뿐이다.

30일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습관은 의지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만들어진다는 거다. 핸드폰 멀리 놓기, 알람 위치 바꾸기, 취침 루틴 만들기. 의지력에 의존하면 3일을 못 넘기는데, 시스템을 깔면 어떻게든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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